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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문화다] <39> 신사동 예화랑

물결무늬 건물 외벽 마치 '도심 속 캔버스'…국내 건축상 잇단 수상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예화랑’. 주변에 빼곡하게 들어선 주거용 건물과는 다르게 회색 빛으로 치장한 건물 빛깔이 세련된 이미지를 잔뜩 풍긴다. 특히 건물 한쪽 면에 흐르는 물결 모양의 커다란 외벽이 일반 건축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랑 용도로 사용될 건물 외벽에 물결 무늬의 외벽을 세워 도시 한복판에 캔버스를 만들려고 계획했다는 게 설계사의 설명이다. 건물의 외관은 노출 콘크리트 등으로 치장돼 있어 소재면에서는 오히려 평범하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다이내믹한 이미지와 심플한 재료가 어우러져 신사동 가로수 길에서 하나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지 오래다. 신창욱 운생동 공동대표는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건물과 외부와의 소통을 위해 건물 외벽에 창문을 설계한다”며 “하지만 예화랑에서는 오히려 건물 한편에 커다란 물결 무늬의 외벽을 쌓아 화랑으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식을 파괴한 설계는 1년여에 걸친 설계 기간 때문에 가능했다. 설계사와 건축주는 예화랑 설계를 위해 1년의 시간을 투자하고 애정을 녹여내 ‘예화랑’을 완공했다. 이 건물의 지하 1층은 인테리어 스튜디오로 사용되며 지상 1ㆍ2층은 예화랑 갤러리 공간으로, 3~7층까지는 디자인과 패션 관련 오피스로 사용된다. 1ㆍ2층을 제외한 오피스 용도 층의 경우 임대자들이 특이한 형상의 매력과 넓은 공간의 효율성으로 다른 빌딩보다 다소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도 임대를 하고 있어 건축주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이 같은 파격과 실험 정신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 넓게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경제가 주최한 건축문화대상(2006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건축가협회상과 서울시 건축상 등을 잇따라 수상했다. 영국에서 45세 이하의 젊은 건축가를 대상으로 하는 ‘AP Awards’를 수상하고 지난 2월 영국 건축가협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강연을 하는 등 해외에서도 실험정신과 창조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신 대표는 “화랑 건물의 한편에 캔버스를 형상화한다는 점이 국내외에서 후한 평가를 이끌어내는 요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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