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수도권이면서 구치소ㆍ교도소, 군부대와 같은 기피시설 때문에 ‘수도권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했던 지역들이 최근 새롭게 깨어나고 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 지역은 기피시설이 이전될 경우 새로운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내에서 이전이 예정된 교정기관 및 군부대는 영등포구치소ㆍ교도소, 성동구치소, 안양교도소, 서초구 정보사, 금천구 도하부대 등 총 5곳. 본지는 다섯 차례에 걸쳐 이들 지역을 집중 분석한다. 구로구 고척동 일대는 오는 2010년 이후부터 주거환경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 시기를 전후해 영등포구치소ㆍ교도소 부지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고 국제 규모의 야구장 건설, 남부순환로 정비 등이 완료되기 때문이다. 30일 구로구청 등에 따르면 고척1동 102번지 일대에 위치한 영등포구치소ㆍ교도소는 천왕동으로 이전하기 위해 ▦사업비 손실 문제 ▦건립 규모 등을 놓고 법무부와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로구청의 한 관계자는 “법무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협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이전은 2010년 말이나 2011년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치소 및 교도소 부지는 10만650㎡. 2010년 말 구치소와 교도소가 이전되면 이 자리에는 공원을 포함한 복합개발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된 게 없지만 주거 및 대규모 상가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구치소ㆍ교도소의 전부지가 공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업비 등의 이유로 공원 부지는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구청 관계자는 “2010년께 이전을 전후해서 복합개발 계획안이 확정될 예정”이라며 “공사기간 3~4년을 포함해 2014~2015년을 (단지 완성의) 최종 기한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치소ㆍ교도소 주변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하락 및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이미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 구치소를 둘러싸고 있는 아파트 중 지하철역 쪽에 위치한 삼환로즈빌의 경우 82㎡형의 호가가 연초 3억5,000만원에 달해 3.3㎡당 가격이 1,400만원대에 이르렀다. 이는 교통편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주변 신도림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고척동 D공인중개사 대표는 “32평형의 경우 올봄까지만 해도 매매가가 5억5,000만원에서 6억원에 달했다”며 “최근에 가격이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아직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4억7,000만~4억8,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구치소를 사이에 두고 삼환로즈빌과 마주보고 있는 한효아파트와 서울가든의 중형 아파트는 3.3㎡당 가격이 1,000만원 안팎이며 105㎡형 이상의 중대형은 1,100만~1,200만원으로 서울 지역 평균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구로소방서 뒤편에는 2만명이 들어올 수 있는 국제 규격의 야구장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총 5만7,261㎡에 달하는 사업 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지난 25일부터는 개봉역 일대 남부순환로 구간을 새로 정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 일대 남부순환로는 인근 지대보다 1~5m가량 높게 조성돼 있어 주민들의 통행이 불편했었다. 총사업 구간은 1,160m이며 이중 700m가량은 지하차도로 만들어지고 지상에는 왕복 6차선 도로와 녹지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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