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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론/7월 31일] 하반기 환율 1,100원대로
입력2009-07-30 17:29:53
수정
2009.07.30 17:29:53
유동성 증가로 환율하락 불가피<br>당국 외환시장 개입 신중해야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1,570원까지 급등한 뒤 4월 말 1,280원으로 하락한 후 3개월째 1,200원대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1,200원대를 지속하면서 수출 부문의 채산성과 경제성장 기여도를 제고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율 전망은 하반기의 국내 달러 유동성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국내 달러 유동성 증가는 우선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의 유입에서 찾을 수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에 달러가 공급되고 원ㆍ달러 환율에는 하락 압력이 생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전으로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자금이 35조원이나 국외로 빠져나갔다. 올해 들어서는 금융위기의 점진적인 진정으로 주식시장에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7월 말 현재 15조원 이상이나 유입됐다.
그 결과 최근 코스피지수는 1,500선을 돌파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심화시켰던 지난해 9월의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와 같은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을 상회하는 2ㆍ4분기 경제성장률에 따른 한국 경제의 조기회복 기대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정에 따른 국제투자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증가 등이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둘째, 달러 유동성 개선요인은 무역수지 흑자다. 지난해에는 세계경제 침체와 고유가 등으로 무역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33억달러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2009년 들어서는 상반기 중에만 211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 흑자의 특성은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입이 수출 및 내수부진으로 수출보다 더 많이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것이다. 2009년 하반기에도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지연과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불황형 흑자가 지속돼 9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은행권의 해외 단기차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외환의 단기 유동성 문제가 상당히 개선됐다는 것이다. 외은지점을 제외한 국내은행권의 해외 단기차입규모는 2008년 9월 말의 550억달러에서 2009년 3월 말에는 276억달러로 축소됐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1월 2005억달러까지 줄어들었던 외환보유액이 올해 6월 말에는 2317억달러로 늘어나 해외단기채무 규모 1,481억달러와의 차이를 836억달러로 확대함으로써 외환시장의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하반기의 원ㆍ달러 환율은 이와 같은 달러 유동성 증가와 외환시장 불안요인 진정 등으로 현 수준보다 낮은 1,100원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환율 하락요인들이 원화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여 수출기업들과 해외펀드 관련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환헤지를 유발함으로써 원ㆍ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까지 하락했던 2007년이 좋은 예이다. 또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경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많이 진정됐지만 불안요인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로부터의 금융불안 전파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이 경우 미국과 맺은 통화스와프는 외환보유액과 더불어 한국의 외환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다.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외환시장개입은 한미 통화스와프라는 안전장치를 잃게 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7월 현재 실질실효환율로 계산한 원ㆍ달러 환율의 적정수준은 달러당 1,100원대라는 점은 원화의 과도한 강세를 기대하는 분들이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론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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