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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달러 강세 지속이 미국의 물가 하락 압력을 높이고 순수출과 실질 성장률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지프 라보르냐(사진) 도이체방크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7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9월 성명서가 오는 2018년까지 핵심 인플레이션율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놀랄 정도로 이전보다 더 비둘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글로벌 증시 안정과 미 경제지표 개선 추세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라보르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가의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이번에 '9월 금리동결'을 전망해 적중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무엇인가.
△연준 정책 당국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증시 변동성·취약성 증가 등의 금융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번에 연준은 국내총생산(GDP), 실업률, 인플레이션율, 금리 전망치를 낮췄다. 연준은 달러 강세 여파로 다음 몇 년간 미 경제에 인플레이션 둔화 충격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달러 강세는 순수출과 실질 GDP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역사적으로 연준은 금융시장을 실망시키는 것을 싫어해왔다. 연방금리(FF) 선물시장에서 거래인들은 이달 금리인상 확률을 30% 이하로 보는 상황이었다.
-연준이 이번 금리동결로 정책 신뢰도를 잃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비판도 있는데.
△연준에 대한 신뢰도가 손상됐다고 보지 않는다. 연내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아직 두 번의 시간이 남아 있다.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FOMC를 둘러싼 이슈는 연내 금리인상이 한 번이냐, 두 번이냐였다. 이는 실수로 유출된 연준 내부자료에서 연준 스태프들이 한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가정한 데서도 확인된다. 기본적으로 연준 당국자들이 이들 스태프의 관점을 채택하고 있다고 본다.
-연준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가.
△이번 성명서에서 연준 위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1.37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췄다. 이는 FOMC의 대다수 위원들이 올해 단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이 다음달에 한 차례 올린 뒤 내년 3월과 6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10월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지 않는데.
△별도 브리핑을 하거나 임시 기자회견을 열면 된다. 12월은 연말 휴일 쇼핑 시즌과 맞물려 (시기가) 좋지 않다. 게다가 연말에는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과도한 반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실제 연준이 12월에 금리인상을 시작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은 없나.
△연준이 10월에 금리를 인상하려면 글로벌 증시가 안정되고 달러 강세 추세가 멈춘 가운데 고용·소비·주택 등 경제지표가 여전히 강해야 한다고 본다. 또 핵심 인플레이션율 하강과 달러 강세 추세가 멈춰야 한다. 이런 주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더 오래 기다릴 수도 있다.
-미 경제 전망을 말해달라.
△소비지출은 견조한 반면 수출 둔화, 에너지 분야의 자본지출 감소 등으로 제조업은 심각한 역풍에 직면해 있다.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실망스러웠지만 9월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미 GDP 성장률은 올 4·4분기 2.6%, 연간으로도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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