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사진) 여사가 9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고향 마을을 찾아 고교 졸업생들에게 인종차별을 딛고 일어서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10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전날 고향인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에 있는 마틴루서킹주니어대 예비 고등학교 졸업식에 연사로 참석했다.
시카고의 빈민 지역인 사우스사이드는 미셸 여사가 태어나 자란 곳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있었기에 오늘날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운을 뗀 미셸 여사는 자신이 어린 시절 느꼈던, 그리고 지금까지도 겪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감정 등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미셸 여사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 캐리커처 등을 보면서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을 만큼 괴로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개설한 트위터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목에 올가미를 건 그림이 댓글로 달렸고 구글 지도에서 '깜둥이의 집'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백악관이 연결되기도 했다.
미셸 여사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나와 남편 역시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 쓰고 있다는 책임감을 다시 느꼈다"고 토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셸 여사가 그동안 인종차별에 대한 연설을 여러 번 했지만 최근 퍼거슨·볼티모어 폭력 사태 등으로 흑백 갈등이 다시금 촉발된 시기에 자신의 고향에서 솔직한 톤으로 전한 이번 연설은 그 어느 때보다 울림이 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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