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은 특히 강한 바람에 맞설 수 있는 샷을 지니고 있어 기대감을 준다. 김인경의 샷은 탄도가 낮고 런이 많은 게 특징. 바람이 강하고 페어웨이가 딱딱한 이번 코스에서는 최적화된 샷이다. 실제로 김인경은 이날 18번홀(파5ㆍ472야드)에서 이글을 낚으며 바람을 거스르지 않는 샷의 위력을 보여줬다.
김인경은 지난 2007년 LPGA투어 데뷔 후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1승씩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는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둬 ‘세리를 누른 세리키즈’로 주목 받기도 했다. 올해는 아직 우승 없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과 트레스 마리아스 챔피언십 4위가 최고 성적이다. 160cm의 작은 체구지만 배짱이 두둑한 게 김인경의 장점이다. 골프백 하나만 메고 미국으로 건너가 독학으로 영어를 배우는 등 억척스러운 생활력에 ‘똑순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날 서희경(24ㆍ하이트)의 분전도 눈에 띈다. 서희경은 전날 3타를 줄인 데 이어 3라운드에서도 버디5개, 보기3개로 2언더파를 기록,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26ㆍ김초롱) 등과 함께 공동5위(4언더파)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신지애(22ㆍ미래에셋)는 11번홀(파4)에서 볼이 가시덤불에 빠지며 쿼트러플 보기를 적어낸 탓에 후반 버디 4개를 낚으며 분발했지만 공동12위(2언더파)로 추락했다. 청야니와 격차가 10타까지 벌어져 우승은 사실상 멀어졌다. 최나연(SK텔레콤)은 이날 3타를 줄이며 공동10위(3언더파)로 뛰어올랐고 1ㆍ2라운드에서 선전했던 양희영(2언더파ㆍ공동12위)과 유선영(3오버파ㆍ공동29위)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편 이번 대회 마지막 홀은 이글이 속출하며 마지막 라운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사흘 동안 이 홀에서 이글이 무려 19개나 쏟아져 대회 전체 이글수(29개)의 65%를 차지했다. 청야니는 1ㆍ3라운드 18번홀에서 이글을 각각 한 개씩 뽑아내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하지만 청야니는 “17번과 18번홀이 연속 파5홀이다. 바람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누구든 이글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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