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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 자금 회수 고삐 철강 등 제조업 직격탄

부실 채권 3분기 연속 늘어 대출금 회수 소송도 잇따라


중국 은행들이 신규 기업대출을 중단하고 기존 대출도 회수하면서 철강 등 중국 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둔화, 대규모 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부실대출이 늘자 중국 은행들이 돈 떼일 것을 우려해 대출을 빠르게 회수하면서 경기둔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마켓워치는 2일(현지시간)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말 현재 전체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은 전분기 대비 약 4% 증가한 4,564억위안으로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부실대출이 늘면서 같은 기간 은행권의 대손충당금도 지난해 말보다 1,346억위안 증가한 1조3,200만위안에 달했다.

이 같은 중국 은행권의 대출부실은 2008년 말 금융위기 발발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각 은행에 대출을 장려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은행권 대출잔액은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경기둔화로 제조업의 경영위기가 심화되자 중국 은행들은 철강업체 등을 중심으로 올 6월 들어 신규 대출은 중단한 채 대출금 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서비스 업체 완더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조사 대상 516개 상장사 중 356개사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제조업과 철강업ㆍ석탄업 등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대출을 둘러싸고 은행과 기업 간의 불협화음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의 대출금 회수 소송은 8월 들어서만도 20건에 달했다. 주로 제조업과 철강업체들에 집중돼 있는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여파로 이들 업종의 제품 가격이 급락했고 과도한 부채까지 겹쳐 도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철강업계는 총 4,000억달러의 부채를 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 가격은 2009년 톤당 54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현재 반토막이 난 상태다.



더구나 지난달 중국 최대 철강중개회사 일가가 10억위안의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야반도주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은행들의 대출금 회수작업은 더 집요해지고 있다.

로이터는 "과거 은행들이 고위험ㆍ고수익을 위해 위험부담이 큰 철강업체들에 돈을 빌려줬지만 경기침체로 부실대출이 늘어나자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출금 회수가 정상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다른 철강기업까지 자금난에 처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푸젠성 닝더현 저우닝상공회의소의 샤오 지청의장은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은 돈이 필요하지 않은 철강업체에 억지로 고리의 대출금을 떠넘겼다"며 "이렇게 받은 대출이자 수입 등을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커지자 이를 기업들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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