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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후의 환상'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와 더불어 고갱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고갱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퐁타방 농민들의 삶에 매료됐고 특유의 전통 의상과 풍습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이 그려진 시기는 퐁타방에서 두 번째 체류했던 1889년 9월께로 추정된다. 가을 색감이 완연한 가운데 후경으로 생트마르게리트 언덕이 보인다. 작품의 배경으로 보이는 퐁타방의 언덕은 고갱의 작업실에서도 보였다고 한다. 고갱은 17세기의 다색 나무 십자고상(十字苦像)을 보고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작품에서 십자고상 뒤로는 노랗고 붉은 풍경이 바탕으로 깔려 있고 기도를 드리는 성스러운 여인들이 십자고상 주위를 에워싼다. 배경으로 쓰인 황색ㆍ주황색ㆍ녹색의 전반적인 가을 색감은 십자고상의 지배적인 황색이 반영된 것이다. 여인들은 브르타뉴 전통 머리쓰개를 하고 있다. 대상의 주위를 가느다랗고 파란 윤곽선으로 칠한 방식은 클루아조니즘(구획주의)의 한 예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테인드글라스나 도자기의 작업 기법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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