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세계의 사설] 이집트의 민주주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9월12일자>

‘이집트 대선에서 놀라운 사건은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이집트 선거 결과를 긴급 타전했다. 연이어 다른 외신들도 지난 7일 이집트 헌정 사상 최초로 경선 방식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무하마드 호스니 사이드 무바라크 현 이집트 대통령이 무려 9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당선됐다고 전했다. 이집트가 처음으로 복수 후보를 두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한 것은 6년 전의 일이었다. 이 약속은 CNN부터 알자지라까지 전세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6년 후인 올해 이집트 대선에서는 알-가드당의 아이만 누르와 같은 젊고 참신한 인물이 대통령 후보로 등장했다. 그리고 이집트 일반 국민들은 24년간 집권해온 77세의 늙은 대통령이 ‘한표를 달라’며 캠페인에 나서는 믿지 못할 광경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이 같은 이집트 풍경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동에 민주주의를 전파하자”며 의욕적으로 나서기 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막상 민주적인 방식의 선거를 치르고 보니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 용지가 사라지고 유권자가 돈에 사고 팔리는 등 각종 부정행위가 판을 쳤다. 이집트 정부가 운영하는 언론 매체들은 무바라크의 라이벌 후보에 대해서는 시간을 거의 할애해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렇게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 미리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선거 과정에서의 문제들이 공적 영역에서 논의되는 것 또한 이번 선거를 통해 이집트의 민주주의가 진일보했다는 증거다. 앞으로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면서 오늘날의 문제들을 고쳐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무바라크가 81년 집권한 이래 이집트 내부의 자유가 얼마나 통제됐는지 국제 사회에 여실히 드러난 것도 이집트의 민주주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올해 이라크와 레바논 또한 민주적인 방식의 선거를 치르면서 해당 국가의 지도자들에 대해 개방과 민주화의 압력이 거세진 예가 있다. 따라서 이집트도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