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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쉰들러’ 윈턴 경 별세... 나치 치하 체코서 유대인 어린이 669명 구해

2차 세계대전 직전 체코 유대인 어린이 669명을 나치의 학살 위협으로부터 구한 ‘영국판 쉰들러’의 주인공 니콜러스 윈턴 경이 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105세.

BBC에 따르면 윈턴 경의 사위 스태픈 왓슨은 이날 윈턴 경이 버크셔 카운티의 슬라우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을 곁에 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영국의 유대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윈턴 경은 런던에서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던 1938년 체코의 유대인 난민 수용소를 돌아보면서 전쟁 위기를 직감하고 자신의 개인재산을 털어 유대인 난민수용소의 어린이 669명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출했다.

그는 모두 8차례에 걸쳐 기차 편으로 어린이들을 프라하에서 런던으로 탈출시켰다. 이들 아이는 윈턴 경이 신문 광고 등을 통해 수소문한 영국 가정에 위탁됐다.

윈턴 경은 당시 아이들이 영국 가정 위탁에 필요한 서류들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음에도, 영국 세관당국을 설득해 이들을 런던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윈턴 경의 이런 선행은 이후 50년간 비밀에 부쳐졌으나, 남편이 몰래 보관해온 자료를 나중에 발견한 부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2002년 자신의 도움을 받아 수용소에서 탈출한 당시 아동과 후손 5,000 명과 재회 행사를 했으며, 2003년에는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윈턴 경은 지난해 10월 체코 정부로부터 국가 최고 훈장을 받고서 “유대인 어린이를 받아준 영국 시민과 나치의 감시를 피해 어린이 구출에 도움을 준 체코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트위터에 “수많은 아이를 홀로코스트에서 구한 윈턴 경의 인도주의를 잊어선 안 된다”며 조의를 표했다. 윈턴 경이 영면한 이날은 당시 가장 많은 241명의 아이들이 런던으로 구출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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