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엄동설한 ‘동지’. 20년 동안 매년 동짓날이면 노인정을 찾아 쓸쓸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에게 팥죽을 대접해온 보험설계사가 있어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수원에서 FP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한생명 이기순(56ㆍ남수원지점 지동영업소)씨는 매년 그렇듯 이번 동짓날에도 노인정을 찾았다. 쓸쓸하게 살고 있는 노인들에게 동짓날 팥죽이라도 챙기자면서 시작한 게 벌써 20년째. 이씨는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더 춥게 느껴지잖아요. 따끈한 동지팥죽으로 잠시나마 추위 잊으시라고 준비했어요”라고 말한다. 자신도 벌써 60세를 바라보는 나이. 하지만 이씨는 더 힘들고 외로운 노인들을 찾아다녔다. 여름이면 닭죽을 만들어 찾아가고 겨울이면 팥죽을 쑤어 찾아갔다. 목욕탕을 함께 가고 나들이에 모셔가기도 했다. 그가 나눔의 삶을 실천하게 된 것은 지난 86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약속 때문이다. 남편은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고자 한 진정한 봉사활동가였다. 그가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이웃에게 팥죽을 전하는 일을 시작한 것은 자신이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93세의 노모를 정성으로 모시며 매일 독거노인들과 복지관 등을 찾으면 생활 속의 봉사를 실천하는 이씨는 2001년 국무총리 표창장과 2000년 수원시장 어버이날 표창을 받았다. 또 7월에는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서경 참보험인 대상’에서 설계사 부문 대상인 재정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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