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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 잡힐까

윤종열 <부동산부장>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한마디로 ‘브레이크 없는 벤츠’와 같다. 최근 들어서 1억원 이상의 가격이 급등한 곳도 생겼다. 이들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값 상승률이 평균 10%대를 웃돌고 있다. 이는 집값 폭등기였던 지난 2002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강남 집값이 꿈틀거릴 때마다 집값 잡기에 나섰다. 2002년 이후 수없이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과적으로 강남 집값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발표 당시에만 일시적인 충격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도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발표됐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강남 집값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남 재건축 가격 급등은 올해 초 서울시가 안전진단 권한을 구청에 위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제한(15층) 폐지도 한몫을 했다. 층고제한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수혜가 예상되는 강남 개포지구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 가격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압구정 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 추진이다.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를 60층까지 지을 수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가면서부터 본격적인 가격 상승이 강남권 전역으로 확산됐다. 정부는 불붙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잠재우기 위한 ‘2ㆍ17부동산종합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안전진단 위임과 층고제한을 폐지한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지만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일단 한번 오른 집값은 떨어뜨리기가 무척 어렵다. 설사 거품이 낀 가격이라 할지라도 그렇다. 부동산 가격 특성상 한번 인상되면 급매물이 아니고서야 싸게 거래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일각에서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말들을 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정부와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이 확연히 다른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정부는 최근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급등현상은 투기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호가상승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거래가 없는 투기세력들의 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시장전문가 들은 전적으로 투기세력의 장난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경기회복과 맞물려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있기 때문에 가격상승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주택가격은 사실상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 팔려고 내놓는 주택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집값은 오르게 마련이다. 반대로 사려는 사람은 적은데 팔려는 주택이 많으면 집값이 떨어지게 돼 있다. 강남 지역 아파트에 대한 수요 공급은 어떠한가. 강남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 있지만 이들을 충족시켜줄 만한 집들은 부족한 상태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대지도 없다. 그 대안이래 봐야 고작 재건축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공급이 절대다수 부족한 경우에 해당한다. 정부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들썩이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잡을 모양이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을 바로잡기 위해 긴급안전 진단조사권 발동을 검토하는 등 사실상 ‘재건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서울의 강남 집값 변동은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봄바람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참여정부의 중요한 정책 중에 하나가 바로 부동산 값 안정화다. 정권 초기부터 초지일관 지켜오던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부동산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고강도 정책들이 계속 쏟아질 것이 뻔하다.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재건축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강남 집값이 완전히 안정될지는 의문이다. 강남 지역에 대한 선호가 계속 되는 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여전할 것이다. 정부가 확실한 치료방법을 찾지 못하는 한 머지않아 강남 재건축시장은 또다시 파란 불을 킬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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