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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휴대폰, 새 전략 짜라

최근 한국 휴대폰 산업에서는 ‘위기론’이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중견기업 VK의 부도, 팬택의 구조조정,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부진 등 악재들이 연달아 터져 나오고 하반기에도 성과개선의 기미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악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주목할 것은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프리미엄 전략의 유효성 상실 이슈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의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이 유연성 부족과 차별성 소진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전략 유연성 부족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은 신흥시장 급성장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브랜드 가치 훼손과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키아나 모토롤러의 경우 최근 1~2년간 신흥시장의 공략 강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증가하고 수익성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신흥지역 저가폰 시장 공략 자체가 브랜드 및 수익성 악화를 야기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수익창출 방식이다. 선진지역과 신흥지역, 고가폰 시장과 저가폰 시장은 시장환경도 다르고 돈 버는 방식도 다르다. 고가폰 시장에 맞는 수익창출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저가폰 시장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프리미엄 전략의 차별성 소진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컨버전스와 슬림화에 기반을 둔 첨단 제품으로 높은 수익성을 거두어왔다. 그러나 컨버전스와 슬림화는 이미 기술적 정점을 지났다. 노키아ㆍ모토롤러 같은 경쟁사들도 관련 역량을 이미 충분히 갖추고 유사 제품들을 속속 내놓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유연성 부족과 차별성 소진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기조는 유지하되 세부 시장별로 각각 최적화된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물량 및 가격 경쟁이 한창인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제품 및 사업 모델의 혁신이 요구된다. 이때 성공의 열쇠는 가격이 아니라 혁신과 연계이다. 구형 히트 제품을 가격만 낮춰 밀어내는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 오히려 신흥지역 특성에 맞게 제품 혁신을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통화품질과 내구성을 강조하는 저원가 플랫폼 설계가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소비자들의 문화ㆍ특성ㆍ요구에 맞는 혁신 요소들을 저렴한 가격수준으로 결합, 구현하는 ‘가난한 자를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현재 블록버스터 제품 경쟁이 한창 진행 중인 선진시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 발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8GB 대용량이나 7㎜ 초박형 같은 컨버전스와 슬림화만으로는 대중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을 창출하기 힘들다. 기술적 고도화 중심의 ‘기술 게임’보다는 ‘기술+마케팅 게임’을 구사해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다양한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을 기초로 시장 구획을 재설정하고 여기에 걸맞은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연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 이를 사회적 유행으로 발전시킬 때 비로소 블록버스터 제품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신흥시장에 맞는 제품 개발을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우리에게 유리한 새로운 게임 구도를 창출하고 이를 시장에 강제해 판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 열쇠는 3세대(3G) 휴대폰이다. 즉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이나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3G시대의 본격화가 야기할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먼저 포착하고 관련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화상통화, 일대다 통화 등 새로운 통화 개념에 걸맞은 휴대폰의 개발, 3G시대의 새로운 제품 진화에 대응한 제품 로드맵 수립 및 선점 등이 필요하다. 나아가 시장환경의 다양한 변화 가능성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의 수립 등 3G시대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한다면 국내 기업들은 위기론이라는 유령을 쫓고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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