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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유동성 공급' 약발 미미

리보금리 급등 올 최고 6%선 근접…FT "금융기관 자금난 해소 실패"<br>골드만 삭스 "전세계 서브프라임 손실 1조2,000억弗" 전망


한동안 잠잠했던 리보(Liborㆍ런던은행간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ㆍ유럽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런던금융시장에서 글로벌 금리의 기준이 되는 리보 파운드화 3개월물은 전일보다 0.125%포인트 상승한 5.995%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며 6%선에 바짝 다가섰다. 신용위기를 우려한 금융기관들이 상호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리보는 안전한 채권투자의 등급(risk-free) 수준보다 0.9%포인트나 높다. 두 금리의 스프레드(금리차이)는 영란은행이 시장개입에 나선 지난해 9월과 12월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자금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금융기관의 자금난을 막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이날 주간 공개시장조작에서 2,160억유로(약 3,370억달러)의 단기자금(만기 7일)을 시장에 풀었다. 이는 일상적인 공급액을 500억유로나 웃도는 액수다. ECB가 책정한 이번 단기자금 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4.28%다. FRB도 기간대출입찰(TAF) 창구에 500억달러를 배정했지만 시장의 요구는 이보다 훨씬 많은 889억달러에 이르러 금융기관의 돈가뭄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리보 급등은 분기말을 앞둔 3월 말에 은행권 자금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전세계 손실액이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도 4,6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최고 추정액인 국제통화기금(IMF)의 8,00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달 초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추산한 2,850억달러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미국 내 추정부실만으로도 지난해 9월 이후 지금까지 월가에서 공개한 액수(약 1,200억달러)의 네 배에 가깝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루 틸튼 애널리스트는 “손실을 본 회사들이 자본충당을 위해 대출을 규제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며 “터널 끝에 빛이 보이기는 하나 여전히 희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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