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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30일] 힘 없는 외교

힘없는 우리 외교력에 온 국민의 힘이 빠져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외교안보 분야의 실책이 터지는 것일까. 국민들은 당연한 독도의 권리를 찾느라 동분서주하는데 정작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당국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느긋한 모습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에 이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늑장 대응,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수정 소동 등 잇따른 외교적 악재를 계기로 정부 외교력의 한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각계 각층의 조언들을 종합해 보면 정부 외교 정책 문제점의 원인이 어느 정도 그려진다. 임기응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용외교 자체의 한계점, 장기적 전략과 확고한 철학 없이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만을 고집하는 점, 외교통상부 출신 위주로 채워진 현 외교안보 라인의 구조적 약점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실용외교 자체의 한계나 참여정부와의 차별성만을 고집하는 데서 나오는 부작용 등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들이다. 여기에 미국 국립지리원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귀속 국가 변경 사태를 계기로 외교통상부 출신들로 짜여진 정부 외교 라인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새롭게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조중표 총리실장 등 모두 외교통상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청와대 참모 개편 과정에서 외교안보수석이 바뀌면서 외교안보라인이 모두 외교부 출신들로 똘똘 뭉쳐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변수가 난무하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효과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외교팀에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골고루 배치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지적이 수십년 외교 무대에서 활동한 외교통들의 전문성을 무시하자는 뜻은 아닐 것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식견과 노하우를 공유해 예측하기 힘든 여러 결과들은 미리 따져보고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가 터졌을 때 우리 정부는 일본의 외교 전략에 말려들지 않도록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외교력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은 그저 조용한 외교를 바라지는 않는다. 힘있는 외교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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