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의 공격수 박주영(27)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끝난 리즈 유나이티드(2부리그)와의 FA컵 64강전에서 대기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입단 뒤 리그 데뷔 없이 4경기(칼링컵 3경기, 챔피언스리그 1경기) 1골에 머물러 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마루앙 샤마크와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을 선발 공격수로 내보낸 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23분 샤마크 대신 티에리 앙리(35)를 교체투입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아스널에서 뛰며 380경기 출전 226골의 구단 역대 최다득점 기록을 낸 ‘킹’ 앙리는 미국프로축구(MLS)에서 뛰다 2개월 임대로 친정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어색할 법도 했지만 앙리는 복귀 뒤 첫 경기에서부터 명불허전을 입증했다. 후반 3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스루패스를 받은 뒤 힘들이지 않는 특유의 슛으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앙리의 완벽한 복귀전에 홈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벵거 감독은 “꿈만 같은 골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앙리가 돌아와 골까지 넣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입지가 좁았던 박주영은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현지 언론들은 아스널의 공격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부동의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와 앙리로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은 두 달간이지만 벵거 감독은 앙리와의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31) 역시 ‘중원의 터줏대감’ 폴 스콜스(38)의 복귀가 달갑지만은 않다. 맨유 내 전공이 측면 미드필더인 박지성은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중앙 미드필더로도 심심찮게 출격했었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스콜스를 불러들이는 최후의 카드까지 썼다는 것 자체가 박지성 등 기존멤버로 ‘돌려막기’에 한계를 느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스콜스가 자리를 잡을 경우 박지성의 출전시간은 이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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