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은행감독청(EBA)이 EU 내 130개 은행에 대해 실시한 자산건전성 심사(2013년 말 재무제표 기준) 결과 25개 은행이 자본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중 상당수는 올해 들어 주식발행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자본기준을 충족시켰으나 10여곳의 은행은 여전히 기준 미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자본은 적게는 100억유로에서 최대 500억유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확충 요구를 받은 은행이 향후 9개월 동안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폐쇄명령이 내려진다.
외신에 따르면 불합격한 은행들은 주로 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키프로스 등 취약국에 집중됐다.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 은행들은 우려와 달리 모두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CB 등 감독당국은 이번 심사를 통해 유럽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산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일부 대형은행들은 테스트에 통과함으로써 향후 자본조달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티시투자은행의 알랭 레마뇽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심사로 적어도 유럽 은행들의 재무제표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늘려 유럽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코메르츠방크의 외르크 크레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지역의 신용이 감소하는 것은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해서가 아니라 기업들이 대출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결과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에 변곡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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