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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건축 100년, '오감도'의 눈으로 만나다

2014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 전시를 맡은 조민석 커미셔너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남한과 북한의 건축을 동시에 조명해 한반도가 보여준 지난 100년간의 건축적 진화과정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오는 6월 개막하는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커미셔너로 선정된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가 전시 주제인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조 커미셔너는 19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는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1910~1937)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조감도가 보편성·전체성을 전제로 하는 것과 달리 '오감도'의 시각은 분단체제의 건축이 일원적인 시각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전시장 출입구는 남북 분단의 상황을 은유하는 나뉘어진 두 개의 문으로 운영되고 옥상에는 이상의 시 '오감도'가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100년의 한반도와 남북한의 건축을 아우르는 전시다 보니 참여작가는 29명에 이른다. 조 커미셔너는 "옛 탐험가들이 흩어진 파편을 모아 불완전한 지구본을 만들었듯 이번에는 다양한 국내외 건축가·문인·화가·사진작가·큐레이터·수집가들의 작업을 모을 것"이라며 "작가 중심의 전시가 아니라 남북 건축을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개념과 주제로 엮어 공유와 차이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작가에는 작고한 이상과 크리스 마커를 비롯해 김석철과 프랑코 만쿠조, 김수근, 이영준, 문훈 등 건축가와 강익중, 박경, 최원준 등 현대미술가, 사진작가 알레산드로 벨지오조소 등이 포함됐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며 지난 2006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푸른 눈의 평양시민'을 출품했던 영국인 닉 보너, 2010년 '김일성 주석께 드리는 꽃'이라는 주제로 대규모 북한 미술 전시를 열었던 오스트리아의 피터 노에버 맥미술관 관장, 북한 건축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임동우 건축가 등도 참여한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6월7일 개막해 11월23일까지 열리며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총감독을 맡아 '근대성의 흡수: 191~2014'를 주제로 선보인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 현대미술가 구정아 작가가 스위스관 참여작가로 발탁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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