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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웨이 장비 감청 논란 확실히 규명을

미국·중국 간 갈등과 견제의 불똥이 우리 통신사업에까지 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중국의 통신장비회사 화웨이로부터 2.6㎓ 광대역 LTE 기지국 장비를 공급받는 데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가 미군 주요 인사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도감청 루트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를 상대로 도감청을 진행한 전력이 있어서 그런지 도감청에 유난히 민감하다.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화웨이를 긴급 무선응답 시스템 구축사업 등에서 배제한 이유다.

문제는 고래 싸움이 자칫 한미·한중 간 외교 및 통상 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내정간섭성 의혹 제기만 하는 미국에 대해 "이동통신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우리 정부의 수수방관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미 정부와 의회는 한미동맹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말로, 중국 정부와 화웨이는 중국 기업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논리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 민간기업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미국·영국 등 다른 나라에선 통신장비 업체가 통신망 운영에도 관여하지만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직접 통제·운영한다"거나 "통신망은 외부 망과 분리돼 폐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신장비나 장비 제조사가 공급하는 패치(기능을 추가하거나 제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에 대한 이통사의 검증절차가 허술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미덥지 않아한다.



난관을 극복하는 길은 민관 협조에 있다. 말로만 통신보안이 걱정된다고 할게 아니라 덴마크 정부처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덴마크 정부는 자국의 최대 이통사 TDC가 지난 10월 화웨이를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용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하기에 앞서 관련 사안을 꼼꼼히 점검했다. 정보기관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감시활동을 하겠다는 입장도 미리 밝혔다.민간기업이 실리도 챙기고 정보 누수를 막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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