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가격 기준으로 지난 1979년 2차 오일 쇼크 당시 수준을 넘어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직후 국제유가는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해 산정할 경우 배럴당 100~110달러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국제유가가 이란 핵 문제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 달러화 약세 기조의 영향으로 2차 오일쇼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 기준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배럴당 93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국제유가가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원유 선물 트레이더들은 “달러 약세로 인한 투기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및 공급부족 현상으로 국제유가는 조만간 실질가격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100~11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서방선진 7개국(G7)의 구매력을 감안하면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G7의 1인당 경제성장률 대비 구매력은 현재 456배럴로 1980년과 1982년의 320~350배럴을 넘어선다. 구조적인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G7 및 중국ㆍ인도 등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원유 수요가 급증해 실질가격 기준으로 국제유가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카타르 석유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치솟는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현재 시장은 수요적인 측면이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으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결코 아니다”면서 OPEC이 증산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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