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무슨 말을 할까. 미국 중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는 3일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을 앞두고 버핏 회장의 조언을 듣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 투자자들로 북적거렸다. 인구 40만명의 한적한 이 도시는 주총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버핏 신도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고 있다. 주총이 열리는 퀘스트센터에는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주요 호텔 주변에는 행사장으로 가는 셔틀버스 안내판이 요란스럽다. 힐튼호텔에서 만난 중년의 크리스토퍼 존슨씨는 “버핏을 보기 위해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 B주식 5주를 샀다”며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 버핏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기대에 부풀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진이 아직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기에 올해는 더 많은 버핏 신도들이 이 도시를 찾을 예정이다. 올해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 참여하는 지구촌 주주들의 수는 처음으로 3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주최 측은 추산했다. 스탠 베니스 퀘스트센터 운영부장은 “지난해는 2만7,000여명의 주주들이 찾아왔지만 올해는 3만~3만2,000여명에 이를 것”이라며 “경제사정과 금융시장이 좋지 않아 버핏의 지혜를 직접 들으려는 주주들이 많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3만여명의 주주들이 오마하를 찾은 것은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는 버핏의 지혜를 빌리기 위해서다. 근 1년간 지구촌 금융시장을 강타한 신용위기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논란이 분분한 요즘 버핏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곧 투자지침서요 경제전망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버핏이 한국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는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어떤 견해를 피력할지가 관심사다. 지난해의 경우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것으로 확인된 포스코는 물론 매입의사를 시사한 신세계도 일약 ‘가치주’로 화려하게 부각됐다. 버크셔 B주식의 이날 종가는 4,470달러. 그러나 의결권이 이보다 200배 많은 A주식은 무려 13만3,900달러에 이른다. 지난 1965년 버핏이 방직회사였던 해서웨이를 인수할 당시 주당 가격은 고작 10달러 남짓. 기업가치를 40년간 만 배 넘게 끌어올린 셈이다. 버핏에게 투자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버핏의 고향인 오마하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연례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호텔료는 크리스마스 때보다 더 비싸고 그나마 6개월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시내 호텔을 잡기도 어렵다. 오마하로 향하는 비행기 요금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렌터카 회사인 허츠 오마하 공항지점 창구 여직원은 “평소 주말에 200대 정도가 예약되지만 주총 시즌에는 10배 이상 늘어난다“며 “오마하를 세계적 도시로 알린 버핏이 자랑스럽다”고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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