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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내음 맡으면 몸도 마음도 거뜬" 지친 도시민들 북적

[숲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3> 세계 최고의 산림치유기지 日시나노마치<br>주민들이 직접 나서 치유숲 조성<br>현지생산 농산물도 식자재 활용<br>지역농가 수입증대에도 큰 기여

산림메디컬 트레이너가 치유기지 오지카이케코스에서 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나무로 손가락을 지압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고노 토루

야마나시 산림테라피추진협의회의 요시히로(66) 부회장이 니시자와계곡 산림테라피기지를 안내하며 테라피로드 확대조성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야마나시= 윤평구기자 pgyoon@hotmail.net

전세계적으로 숲을 활용한 산림치유가 가장 활성화된 곳이 일본이다. 전국 곳곳에 산림치유 기지가 자리 잡고 있을 정도로 전국민들이 숲에서 건강을 찾고 유지하는 데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의 산림치유기지 시나노마치 치유기지는 일본의 중앙부 나가노현 북단에 자리하고 있다. 해발 1,700m의 고원지역으로 해발 2,500m를 넘는 구로히메산과 인근 노지리호수를 중심으로 곳곳에 치유코스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먹고, 마시고, 숨쉬는 것 모두 치유 프로그램=산림치유 프로그램 체험은 반드시 자격증이 있는 산림메디컬 트레이너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시나노마치는 1박2일 프로그램과 2박3일 프로그램 등 단기체험 프로그램과 3박4일 이상의 중장기 보양ㆍ요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박2일 프로그램 참가료는 1만5,500엔 정도다. 숙박비 이외에 메디컬 트레이너 경비와 보험료ㆍ진단료 등이 포함됐다. 기자가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첫날 메디컬 트레이너 하세가와 히사오(54)씨는 노지리호수 인근에 있는 조노코미치코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곳에서 자연의 소리 듣기, 나뭇잎 향기 즐기기, 명상하기, 유기농 간식 먹기, 우드칩 구간 걷기 등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2시간 동안 체험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메디컬 트레이너는 취재진을 '치유의 숲집'으로 안내했다. 시나노마치 촌장의 인증을 받아야만 운영할 수 있는 치유의 숲집에서도 치유 프로그램은 이어졌다. 마을에서 자체 개발한 아로마를 활용한 방향욕 치유를 각 방에서 체험할 수 있고 허브차ㆍ산약조차 등이 제공된다. 치유의 숲집은 또한 시나노마치에서 생산하고 있는 유기농 식자재로 만든 식사를 제공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둘째날, 메디컬 트레이너는 구로히메산을 감상하며 걷는 '오지카이케코스'와 시나노마치를 치유기지로 최초로 인증 받게 한 '지신다키코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지카이케코스는 40년생 이상의 삼나무가 무성한 숲과 구로히메산에서 눈이 녹아 내려온 물이 고인 연못 등을 중심으로 조성된 치유구간으로 1시간30분 정도 소요됐다. 메디컬 트레이너는 구로히메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물속에서 물 치유를 체험하도록 했고 기체조와 함께 나뭇가지로 손가락을 지압하는 건강요법도 소개했다. 또한 야생화 단지에서는 꽃 향기를 활용하는 아로마 요법을 체험하도록 했고 40년생 이상의 삼나무가 제공하는 피톤치드를 맘껏 마시는 시간도 줬다. 메디컬 트레이너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손수 만든 유기농 과자를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했다. ◇주민들이 만든 일본 최고의 치유기지=시나노마치 지역민들은 4계절의 아름다운 경관과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정비한 숲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치유의 숲 사업을 도입하기로 하고 산림테라피기지 인증사업을 추진해 지난 2006년 일본 제1기 산림테라피기지가 됐다. 시나노마치 주민들은 2004년부터 추진된 '에코 메디컬&힐링 빌리지 사업'을 계기로 치유의 숲 사업에 눈을 떴고 지속적 발전을 위해 치유의 숲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시나노마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풍부한 산림자원과 도시민을 연계하는 한편 보양지 운영에 기반한 숙박시설 노하우, 풍부한 지역농산물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의료와 연계한 치유기지사업에 나섰다. 올 6월 일본 내 산림테라피기지들은 산림테라피기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무국을 시나노마치에 설치했다. 시나노마치 촌장이 회장이 됐고 산업관광과장이 사무국장을 맡았다. 시나노마치가 명실공히 일본의 산림치유기지의 중심이 된 것. 치유기지 네트워크는 향후 산림테라피기지를 전국적으로 보다 활성화해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며 기지당 연간 5만엔의 회비를 부담하게 된다. ◇메디컬 트레이너 희망자 계속 늘어나="시나노마치 메디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시나노마치로 이사 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재 메디컬 트레이너가 150명에 이르고 있는데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시나노마치 메디컬 트레이너인 하세가와씨는 "외부인이 이사 와서 메디컬 트레이너가 된 사람이 3명이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15명에 달한다"며 "다른 지역에서 산림테라피스트로 활동했더라도 시나노마치에 오면 주민이 돼서 다시 교육을 받아야 메디컬 트레이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나노마치 메디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에 살면서 이 지역의 산림ㆍ특산물ㆍ기후, 의학지식 등에 대한 필수적인 지식을 쌓아야 한다. 메디컬 트레이너가 된 후에도 이들은 모임을 만들어 각자의 치유 프로그램 운영능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다른 산촌병원과 달리 시나노마치 공립병원에는 의료진이 풍부하다. 치유에 관심이 많은 의사들이 시나노마치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2006년 3명에 그쳤던 시나노마치 공립병원의 의사가 10명으로 늘어났다. 시나노마치는 치유기지 활성화를 위해 산업관광과 내에 치유업무를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창구인 치유의 숲계(係)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치유기지 필드정비사업을 비롯해 치유의 숲사업 조정, 기업유치홍보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역경제 효자=일본 내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시나노마치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광객 증가는 당연히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시나노마치 산업관광과에 따르면 산림테라피기지 지정 이후 시나노마치 숙박객이 급증하고 있다. 2005년 숙박객 수가 연간 200명도 안됐던 것이 2006년 500명, 2007년 1,000명, 2008년 1,200명, 2009년 1,5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기업연수를 포함해 5,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나노마치 전체 숙박업소 100개 가운데 치유의 숲집 인증업소 35개는 숙박수입이 매우 양호해 지역주민 소득사업으로 인기가 높다. 또한 치유의 숲집 모두가 지역 내 농산물을 식자재로 활용하면서 지역 농가 수입증대에도 기여하는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시나노마치 치유의 숲 담당 아사하라 다케시(32)씨는 "시나노마치가 건강에 좋은 마을이라는 인식 때문에 건강을 찾고자 하는 사람은 물론 건강한 사람까지 몰려오고 있다"며 "기업연수 및 휴양유치 마케팅 활동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발전시키는 테라피기지 만들고 있죠"
고노 토루 日 산림테라피소사이어티 사무국장

"숲밖에 없는 농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농촌진흥형 산림테라피기지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모델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일본 산림테라피소사이어티 설립과 함께 일본 산림테라피기지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고노 토루(65) 사무국장은 "지자체들이 지역활성화를 위해 점점 더 산림테라피기지에 관심을 가지면서 현재 42곳의 숲이 산림테라피기지 또는 테라피로드로 인증을 받아놓고 있다"며 "매년 인증신청이 늘고 있고 현재 7건이 접수 중"이라고 말했다. 고노 국장은 "앞으로는 지자체 이외에 좋은 산림을 보유한 민간기업이 산림테라피 기지를 신청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지역주민과 함께 기업의 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노 국장은 "산림테라피소사이어티의 중요 사업 중 하나가 산림테라피스트와 테라피가이드 인증업무인데 지난해 응모자 1,000명 가운데 500명에게 인증서를 줬다"며 "올해에는 같은 규모로 인증서를 수여할 예정으로 이들 테라피스트와 가이드들이 산림테라피기지에서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산림테라피기지 발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향후 산림테라피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 의료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즉 누가 소비하고, 누가 돈을 지불하고, 누가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 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노 국장은 산림테라피소사이어티의 전신인 산림테라피연구회에 소니 임원으로 참석해오다 산림테라피소사이어티 설립 이후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니시자와계곡 산림테라피기지는
울창한 삼림·계곡 어우러진 '치유의 명소'

일본 중부지방인 야마나시현 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야마나시시 니시자와계곡 산림테라피기지가 산림치유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도쿄에서 열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일본 전국 42개 테라피기지 중 음이온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도쿄시민 등 관광객이 연간 10만명 이상 방문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산림테라피협회에서 기지인증을 받은 니시자와계곡 산림테라피기지는 총 10.5㎞에 걸쳐 2개 산림테라피로드가 가동되고 있고 야마나시시는 코스 연장공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곳 테라피기지는 숲길 이외에 계곡을 따라 조성됐다는 점에서 계곡의 물소리와 아름다운 계곡의 절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치유기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7개의 폭포와 5개의 용소로 이뤄진 나나쓰가마고단노폭포가 유명하다. 니시자와계곡 산림테라피기지에서 만난 나가토시(69)ㆍ미요코(64) 부부는 "야마나시 출신으로 요코하마에 살고 있는데 처음으로 니시자와계곡을 찾았다"며 "계곡의 물소리와 아름다운 경치, 울창한 숲이 마음을 한껏 평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야마나시시는 지난해부터 여행사가 여행상품으로 테라피상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등 테라피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숙박협회와 테라피가이드ㆍ의사 등이 참여하는 야마나시 테라피협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테라피가이드는 20여명. 이들은 시장에게 인증서를 받고 테라피 체험객을 대상으로 테라피에 나선다. 고바야시 타카시(56) 야마나시시 관광과 과장은 "보다 많은 체험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당일 체험객을 머무는 체험객으로 전환하기 위해 테라피와 온천ㆍ숙박을 연계하는 숙박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획은 복권기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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