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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르네상스] 국내업체간 출혈 경쟁에 수익성 악화

제살깎기식 덤핑수주 만연<br>연간 20억~30억弗 손해<br>"최소한의 정보는 교환해야"

"중동ㆍ아시아 몇몇 국가의 발주처에서는 우리나라 업체 2~3개만 경쟁을 붙여 두면 가격이 알아서 내려간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 승전보가 연일 울려 퍼지고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마냥 기뻐하기는 어렵다. 국내 업체들 간의 '출혈 경쟁'과 '저가 수주'로 인해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공사 평균 수익률이 선진국 대비 3~4%가량 낮아 연간 20억~30억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진출 후발주자들과 덩치를 유지하기 위한 몇몇 대형사들은 일반적인 견적 대비 20~30% 낮은 가격으로 접근해오고 있다"며 "함께 경쟁에 들어가는 외국 업체들 간에 '한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시장의 불황 속에서 외형(매출 규모)을 유지하고자 하는 건설사들의 실적주의가 해외 과당경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수익성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출 규모의 유지와 확대가 우선시된다는 것. B건설사 관계자는 "다소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수주했던 공사가 원자재값 하락 등으로 의외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우선은 수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이 이미 낙찰 받은 후에도 발주처를 찾아가 '더 낮은 조건으로 공사를 수행하겠다'는 식의 협상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그야말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인 셈이다. 물론 국내업체들의 경쟁을 마냥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플랜트 분야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미 우리나라 시장이 됐다"며 "한국 업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경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 간의 불필요한 경쟁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D건설사 관계자는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 자국 업체 간에 공종이 겹치는 경우가 별로 없어 자국 업체 간의 불필요한 경쟁은 없다"며 "그에 반해 우리나라 대형사 대부분은 플랜트ㆍ건축ㆍ토목 등 대부분 공종을 다 수행해낼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 보니 뺏고 뺏기는 경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 실무자들은 "현지 상황에 대해 잘 아는 실무자나 담당자들 간의 최소한의 정보는 교환해 지나친 저가 수주는 서로 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E건설 관계자는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다면 다른 국내 건설사의 먹거리를 뺏기보다는 차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식으로 바뀔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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