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09년말까지 4년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447만6,000여명으로 이중 인천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수는 21%인 95만5,444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2007년 4월부터 중국인 청소년 단체에 한해 무비자가 시행된 이후 청소년 단체여행객수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181명이 인천을 찾은 데 이어 2009년에는 2,151명, 올해에는 5,000명을 웃돌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인 '실버 효도관광'붐이 일면서 비행기 보다 카페리를 이용한 여행객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8년 2,476명에 이르렀던 실버 관광객수는 2009년 8,063명, 올해에는 9,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이들을 위해 지난해 74건이던 관광상품을 올해 90건으로 늘리고 한ㆍ중 실버축제, 한ㆍ중 청소년교류축제, 차이나타운 축제 등 행사 개최에 힘쓰고 있다. 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와 연계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 중국, 동남아 대표 여행사와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공동 마케팅에도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인천 관광업계의 평가다. 인천 관광업계는 가장 시급한 것으로 중저가 호텔과 안내표지판 등을 꼽고 있으며 외국인들을 위한 음식점과 면세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황규옥 인천시 관광과장은 "외국인을 위한 쇼핑센터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천의 특색을 살린 핵심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천을 서울을 방문하기 위한 경유지 정도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들은 인천의 개항장 일대(1883년 인천항 개항과 함께 조성된 일제강점기 때 건축물 등 유적지)와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 월미도 등을 관광한 후 서울 등 외지로 떠나고 있다. 인천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인천에 오래 머물면서 관광을 즐겨야 하는데 잠시 들렀다가 떠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먹거리ㆍ볼거리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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