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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하는 문예회관

70%가 1년중 6개월 이상 공연 안해


문화융성을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설립된 문화예술회관이 1년 내내 공연 하나 없는 곳이 있는 등 파행 운영되고 있다. 문예회관별로 1년간 공연일수가 700일(공연장별 일수 합산)이 넘는 곳이 있는 반면 공연일수가 10일 미만인 곳이 22곳이나 되는 등 지역별, 지역 내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전국 213개 문예회관의 공연실적(2012년 기준)을 전수조사(통계 미확보 1곳 제외)한 결과 평균 공연일수는 97일이었다. 1년 중 공연일수 100일을 채우지 못한 곳은 70%(148곳)에 달했다. 문예회관 10곳 중 7곳은 공연장에 제대로 된 공연을 올리지 못하고 1년의 반 이상을 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들어 지방자치제가 본격화하면서 민선 단체장들이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해 잇따라 문예회관 건립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문예 전문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무늬만 문예회관인 곳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지방자치제도 시행에 따른 지역 간 경쟁, 선거 의식으로 지역별로 문예회관이 연달아 건립됐다"며 "제대로 된 수요조사나 체계화된 경영계획 없이 우후죽순 들어서다 보니 주민들에게 풍성한 문화공연을 제공하지 못한 채 운영비만 지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공극장이라는 특성상 지나친 수익성만 추구해서도 안 되겠지만 차별화된 사업 모델 없이 지역주민 문화강좌나 대관 등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경쟁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문예회관연합회 서울인천지회장인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은 "문예회관은 예술 전문가를 통한 경영과 함께 수익 모델을 발굴해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전국 문예회관 공연실적 통계는 연극·뮤지컬·무용·발레·양악·오페라·국악·복합장르를 공연으로 분류해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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