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 대표 체제에 대한 현재의 평가는 자신의 말대로 "낙제점은 간신히 면했다"고 할 정도다. 무리 없이 당을 이끌고 있다지만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모자라 보인다. 취임 당시부터 제기된 당내 주류인 친박계 포용과 당내 화합, 청와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 여당으로서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김 대표의 장점으로 거론된 정치력은 정국을 뒤흔든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정적 실책은 섣부른 개헌 카드였다. 대규모 사절단을 이끈 중국 방문에서 시중 여론이 납득하기 어려운 개헌론을 꺼내 든 것이다.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데다 청와대 등의 반발 기류를 의식해 다음날 바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연말까지 개헌논의에 반대한다"고 말한 대목에서 그의 진의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 보수혁신과 개헌의 상관관계가 불분명한데다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기보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입지 확보를 의식한 '정치행위'라는 당내 다른 세력의 반발도 당연한 결과다.
무릇 체제 내 혁신은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한다. 김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수혁신과 정권 재창출에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취임 100일을 맞는 새누리당의 김 대표 체제는 이 부분에서 정체성이 분명치 않다. 진정한 보수혁신을 위해 김 대표는 자신의 입장부터 분명히 해야 할 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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