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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문제에 대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거듭되는 책임 회피에 세계의 내로라하는 역사학자들이 들고 일어섰다.
세계 역사학자 187명이 6일(현지시간) 집단 성명을 내서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만행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책임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선 지 일 주일 만이다.
앞서 2월 초에도 미국의 역사학자 20명이 아베 총리의 과거사 왜곡에 반대하는 집단 성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번에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본학을 전공한 대표적 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주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느낄 압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명에는 퓰리처상 수상자인 미국 빙엄턴 대학의 허버트 빅스 교수, 미 윌리엄 패터슨 대학의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교수,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존 다우어 교수 등 세계 역사학계를 좌지우지하는 학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국전쟁의 기원’이라는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와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 교수 등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에 이어 집단성명을 주도한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아베 총리가 지난주 미국 의회연설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발언을 내놓을지 주시했지만 오히려 과거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데 급급했다”며, 이번 성명은 “과거 고노 담화 때처럼 아베 정권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역사왜곡이나 정치쟁점화를 하지 말라는 직접적 호소”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사학계의 집단행동은 오는 8월 2차대전 종전 70주년에 맞춰 자신의 역사인식을 담은 ‘아베 담화’를 준비 중인 아베 총리에게 적잖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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