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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창조경제가 꽃피우려면

오바마 소통위해 평일골프도… 한국은 골프 금지령에 몸사려<br>규제 판치면 창의성 실종… 다양성 존중해야 혁신 살아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순방 중인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사진 한 장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 앤드루스 공군 기지 골프장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것도 평일 낮에 사진기자들까지 불러놓고 버젓이 골프를 즐겼으니 한국이라면 한바탕 난리가 났을 법한 일이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나 현지 언론들은 골프 회동에서 어떤 정치적 타협점이 모색됐는지 모르겠지만 친밀한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여러모로 좋은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의원들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유쾌한 하루였다"며 "대통령과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는 것만 해도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고 한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열렬한 골프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취임 이후 거의 격주마다 골프를 치다 보니 라운딩 횟수만 따져도 120회를 넘는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초호화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의회는 물론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을 정도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골프장으로 이동할 때 전용기 사용을 금지한다는 특별 법안까지 마련했을까 싶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소통의 정치에 필요하다면 새로운 골프파트너를 찾아 나서겠다며 공언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한술 더 떠 "대통령은 매주 빠뜨리지 않고 골프를 해야 한다"고 거들고 나섰다. 대통령이 상대방과 터놓고 얘기하자면 오히려 골프를 더 열심히 쳐야 된다는 주장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도 평소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적 이벤트에 강한 그는 골프를 주요 홍보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본산 퍼터를 선물하고 외조부와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과의 골프 라운딩을 공개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골프광인 오바마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른바 골프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일부 군 장성들의 주말골프가 문제되는 바람에 사실상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온갖 사정기관이 총동원되고 다들 몸을 사리다 보니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골프 대중화 시대가 도래했다지만 민감한 시기이면 골프가 도마에 오르고 다들 색안경을 끼고 보는 현실은 전혀 바뀌지 않은 듯하다.

비단 골프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획일적인 사고나 분위기가 지나치게 팽배해 있는 듯하다. 무엇인가 사건이 터지면 그 득실과 자초지종을 따져보기보다 싸잡아 비난하고 욕을 얻어먹기 일쑤다. 바로 너와 내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여러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원칙을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골프존을 창조경제의 대표모델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골프를 백안시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단적인 예다.



이런 획일적인 사회에서는 대통령의 뜻과 달리 진정한 창조경제가 제대로 꽃피울 수 없다. 창조경제는 다양성을 수용하는 개방된 조직과 열린 사회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다. 나와 남이 다를뿐더러 다양한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야만 세계시장을 뒤흔들 만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이다. 창조경제의 동력은 시장의 자유로움이 한껏 넘쳐나고 창조적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때 비로서 진가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정부가 앞장서 모든 것을 지시하고 챙기겠다는 의욕만 앞서다간 자칫 창조경제는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스러질까 걱정스럽다. 일방적인 지시와 획일적 규제만 판친다면 시장의 창의성과 자발성은 자취를 감추기 마련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창조경제가 성공하자면 과도한 의욕만 앞세우기보다 시장이 춤을 출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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