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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보험 답지 않은 보험

지난 56년 네덜란드의 보험사 바르다유는 자산운용 실적과 보험금을 연계한 상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판매한다. 이 상품은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발전하게 된다. 70년대 중반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확정 보험금을 주는 보험상품의 매력이 떨어지자 미국 보험사들은 정액형 보험의 대안으로 이 새로운 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 미국의 저금리와 증시 장기활황이 계속되면서 이 상품은 매년 20~30%의 신장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게 된다. 이 상품이 바로 ‘변액보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변액보험 열풍이 불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요즘 변액보험은 분명 매력 있는 상품이다. 게다가 변액종신이나 변액연금보험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약속된 사망보험금이나 납입보험료 총액은 아무리 수익률이 나빠도 보장된다. 그러나 위험도 있다. 변액보험도 보험인 만큼 가입 초기 해약을 하면 환급금은 얼마되지 않는다. 해약환급금이 원금 정도 됐을 때까지 계약을 유지하다 해약한다고 해도 이때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 계약자는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렇게 ‘수익’과 ‘위험’이 공존하는 상품인 만큼 변액보험을 만들어 파는 생명보험사나 이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도 역시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생보사들은 이 ‘위험’을 무시하고 ‘수익’만을 강조하며 고객들을 현혹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고객들이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하는 변액연금의 펀드 중 하나를 ‘주식 편입 한도 90%’로 만들어 팔고 있다. 증시가 항상 호황이라면 좋겠지만 언젠가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 주식 편입을 많이 한 상품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단기 고수익으로 주목을 받으려는 이런 ‘위험한 발상’이 다른 생보사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인다. 생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은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 드는 ‘경제적 수단’인데 변액보험 출시 이후 이런 원칙을 무시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투자형 상품이라고 해도 보험상품은 ‘보험’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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