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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중국 베이징의 유명 복합쇼핑몰 이디강. 이 곳 꼭대기 층에 위치한 CGV에서는 미소지기 여럿이 극장을 찾는 고객들을 향해 "환잉광린(찾아주셔 감사합니다)"이라며 반갑다는 수인사를 연신 건네고 있었다. 상영관 등 내부 시설은 한국 CGV와 비슷했지만 청결함이 좀 더 강조된 분위기다. 3D 영화감상용 안경은 항상 소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스위트박스'관도 운영 중이었다. 깨끗한 공기 속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스위트박스 관의 인기는 꽤 높아 평균보다 20~30%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이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극장 사업자인 CJ CGV가 서비스의 고급화 전략을 통해 급성장하는 중국 영화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연간 3,000~5,000개에 이르는 스크린이 생기고 있지만 프리미엄급 이미지를 가진 극장은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이우성 CGV 북경총괄영업담당은 "어벤저스2 등 할리우드 영화 개봉 기념 중국 행사가 이곳 CGV에서 많이 개최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 덕분"이라며 "시설 면에서도 프리미엄급 이미지를 점차 더해갈 계획으로, 칭다오 CGV에는 중국에서도 6개밖에 없는 레이저영사기를 설치할 예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친절함 또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CGV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중국 CGV의 미소지기가 되려면 베이징·상하이 등에서 2014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CGV유니버시티에서 서비스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고, 특히 점장은 10개의 프로그램을 마쳐야한다. "미소지기들은 지점마다 60~70명씩 배치돼 관객들을 돕는데, 중국 내에서는 흔치 않은 서비스다. 요즘에는 이들이 다른 극장으로 스카웃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는 이우성 담당의 말에선 은근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2006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CGV는 꽤 긴 시간의 적응기를 거친 끝에 현재 중국 10대 극장사업자 중 한 곳으로 발돋움했다. 중국 10대 극장 사업자 중 외국 기업은 CGV가 유일하다.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서 총 45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65개 지점까지 점포를 늘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장기간에 걸친 투자 탓에 비록 현재까지는 매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분기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CGV 중국의 성장 가능성 역시 꽤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중국 영화 시장 성장에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현재 11만 원인 CGV의 목표주가를 18만 원으로 올리며 "여러 디스카운트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1위 사업자인 완다시네마 가치의 10% 수준은 평가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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