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론] 국경 없는 유통시대 어떻게 대응하나


서용구


국내 소매업체들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뉴스는 우리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유통산업 국제화는 이미 한 세대 전인 지난 1980년대 후반 이후 30여년간 활발히 진행돼온 지구촌 트렌드다.

아시아 겨냥하고 IT·관광과 융합

요즘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스위스인들이 유로를 사용하는 인접 프랑스와 독일에서 주말 쇼핑을 하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쇼핑이 유행이라고 한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해외직구로 일컫는 크로스보더 쇼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직구는 단숨에 2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한미·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모멘텀으로 직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경 없는 유통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새로운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첫째, 유통은 내수산업이고 우리나라에서만 1등을 하면 된다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이제 우리 유통기업들도 아시아 소비자를 사로잡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역직구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중국은 물론 10년 후 중산층과 30대 이상 주력 소비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트남과 태국을 목표 시장으로 삼아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부유한 중국인 수가 급증하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즉 '유커' 수가 400만명을 넘었고 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백화점과 한국 패션산업의 추락을 막아주고 있다. 그리고 화장품과 면세점·제주도를 호황으로 만들었으며 강원도 양양공항도 살려낸 바 있다. 이들 유커를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이 일으키는 방문객경제(visitor economy)도 이제 한국 내수시장이라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둘째, 업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유통업은 '상품판매업'이라는 과거 패러다임을 이제 버려야 한다. 과거 굴뚝시대 쇼핑은 '물건을 사러 백화점이나 상점에 가는 일'로 정의됐다. 그러나 해외 직구시대에 이 같은 정의는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본다. 온라인 시대의 쇼핑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검색, 비교활동이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활동'으로 재정의돼야 한다. 최근 많이 생겨난 프리미엄 아웃렛의 경우 상업공간의 40% 이상이 레스토랑이나 엔터테인먼트 시설임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대의 유통업은 관광산업이다. 아울러 서비스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융합시대를 맞은 지금 유통업은 정보기술(IT) 산업이기도 하다.

'갑을' 넘어 '상생' 프레임 전략 펴야

셋째, 저성장 경제가 지속되고 날로 투명화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를 맞아 갑(甲)의 마인드로 영업해온 유통기업은 이제 그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 모든 산업에 해당되지만 유통업계에서도 갑을 프레임을 버리고 상생(相生) 프레임으로 기업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 상생 프레임만이 협력업체·중소상인·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가능하게 해 지속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

글로벌 유통기업의 한국 진출은 새로운 유통시대를 여는 신호탄과도 같다. 역사적으로 유통산업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신업태 등장으로 발전해왔다. 국경도 없고 업의 경계도 사라진 새로운 유통시대에는 글로벌·융합·상생 마인드를 가진 이들이 기회를 잡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