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전차용 엔진ㆍ변속기 국내 독자개발 사업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 방위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해외수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했다. 이에 따라 2010년 국산 제품 장착이 결정되기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지금껏 결정이 늦춰졌다.
당시 문제가 된 기술적 결함들은 그동안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점검할 사항은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전차를 실제로 운용해본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운용 때 혹시 나타난 문제가 중대 결함에서 비롯됐다고 판단될 경우 국산화는 일단 유보하고 수입산으로 대체하기로 했으니 다음주 회의는 무기 국산화 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된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무엇보다 철저한 품질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국산이든 유명 외국산이든 중대 결함이 확실한 경우 그런 제품은 무조건 배제해야 한다. 병사들의 소중한 생명과 국가안보가 달려 있는 문제이다. 물론 국내 품질력은 그동안 꾸준히 질적 향상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축적한 엔진ㆍ변속기 제품의 설계ㆍ제작ㆍ시험평가 능력이 글로벌 수준에 올랐다는 것이 국내외의 지적이다.
만약 국산으로 결정될 경우 기대한 대로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특히 수출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외국산 파워팩을 쓸 경우 수출시 파워팩 제조국의 승인이 필요해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해진다.
가격경쟁력도 당연히 주요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 정부는 K2 초기 양산물량을 100여대로 잡고 있다고 하는데 이 물량만으로도 국산이냐 외산이냐에 따라 최소 수백억원의 차이가 난다.
국내 방위산업은 자체적인 무기수요와 함께 해외수출을 겨냥해 육성되고 있다. T-50 고등훈련기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10년 이상 공을 들여온 무기 국산화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기를 바란다. 그동안의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있으면 즉각 교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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