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8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로 외국 기업의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8월 FDI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든 7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FDI 규모는 7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중국의 FDI가 두 달 연속 10%대의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며 70억달러 초반대까지 FDI가 떨어진 것도 4년여 만이다.
7~8월 두 달 연속 FDI가 감소하며 중국의 1~8월 누적 FDI 규모도 전년동기 대비 1.8% 줄어든 783억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규모는 15.3% 늘어난 652억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FDI 규모 급감이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션단양 상무부 대변인은 "7월과 8월 FDI 급감은 중국의 반독점규제 강화 조치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이 최근 왕양 부총리에게 서신을 보내 다국적기업에 대한 중국의 반독점 조사가 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평가절하할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중국의 반독점 조사는 외국 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FDI 급감은 부진한 7~8월 경제지표와 함께 중국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는 2·4분기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실물경기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6.9%(전년동기 대비)로 7월 증가율 9%와 전문가들의 예상 증가율 8.8%에 모두 못 미쳤다. 2008년 12월 이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8월 소매판매와 고정자산 투자 역시 증가율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또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 경우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개혁개방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