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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대선구도 변화 등 메가톤급 후폭풍 몰아칠듯 [새 서울시장 박원순] ■ 향후 정치권 파장與, 분란 심화·朴전 대표 조기 등판 요구 거셀듯野, 12월전대 앞두고 계파별 치열한 기싸움 예상安, 시민단체 등 제3세력 가시화땐 중심에 설 수도 고광본기자 kbgo@sed.co.kr 안철수 원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주민센터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김주성기자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시민운동의 아이콘인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을 업고 승리함으로써 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을 포함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특히 여야 주요 대선주자들이 사실상 대리전을 치르다시피 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내년 4월 총선은 물론 12월 대선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박 후보의 당선은 정치권에 기존 지도체제 변화 등 대수술과 함께 정계개편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복지경쟁의 촉진 등 정책 측면에서도 큰 폭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후보 승리의 배경에는 막판 ‘정권심판 구도’가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안철수-박원순’ 콤비만의 승리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여야 정당 후보를 모두 제압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당에 미칠 후폭풍은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부산 동구 등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선전했지만 핵심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에 패배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적지 않게 암운이 드리워졌다는 평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극심한 책임공방이 벌어지며 일부에서는 홍준표 대표 체제를 교체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 등을 조기 등판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홍 대표가 교체요구에 강력히 반발할 것이 뻔한데다 홍 대표에게 책임을 지우기에는 무리라는 당내 여론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은 외부수혈과 공천개혁 등 쇄신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석연 변호사로 대변됐던 반(反)야권, 비(非)한나라당 성향 보수세력의 정치세력화가 이뤄지며 내년 총선 이전에 합당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당정청 간에 책임 문제와 함께 당의 독자적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내곡동 사저 파문의 당사자로서 앞으로 국정장악력 약화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영남을 중심으로 큰 폭의 공천개혁이 이뤄질 경우 여당에는 오히려 이번 패배가 약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하며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은 앞으로 야권 개편과정에서 시민사회세력은 물론 원래는 한 뿌리였던 ‘혁신과 통합(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ㆍ이해찬 전 총리 주도)’과 다른 야당에 상당 부분 지분을 양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민단체 등 제3세력의 정치참여 요구가 커지는 추세에 맞춰 민주당과 다른 정치세력 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도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당초 예정됐던 1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혁신바람과 함께 계파별로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박 후보의 당선은 대선후보들에게도 명암을 드리우고 있다. 우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총력 지원한 박 전 대표는 최근 ‘안철수 바람’으로 1차 타격을 받은 데 이어 다시 한번 ‘대세론’이 꺾이며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캠프를 방문하는 등 8번이나 지원유세를 했음에도 나 후보가 패배함으로써 영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친이명박계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눈길이 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 또는 (총선) 선대위원장’론이 조기에 부상할 경우 박 전 대표는 소통강화 등 광폭행보를 펼치며 도약의 계기를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당내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대구ㆍ경북(TK)과 보수세력의 확고한 지원이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망론이 사그라졌다고 치부할 수는 없으나 표의 확장성 문제는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반면 안 원장 등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를 할 경우 박근혜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양극화 심화와 실업난, 물가고, 비정규직 문제, 청와대의 소통부재 등 야권에 유리한 구도가 펼쳐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야권 주자들은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단일화를 통해 계속 승리를 일궈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박 후보 당선의 1등공신인 안 원장은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 기존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 노력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시민사회세력과 기존 정치권 일부의 제3세력 추진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 원장이 그 중심에 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반한나라당 입장을 보였던 안 원장이지만 정치불신을 바탕으로 부상한 마당에 기성 정당과 함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안 원장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야권의 서포터스로 자리매김하며 주가를 높이다가 이후 야권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기존 정당이 아닌 공간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많다. 박 당선자가 제3지대에 있다가 야권 후보를 거머쥔 뒤 여권마저 침몰시킨 과정을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박 당선자가 제3정당에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으나 서울시의회와 구청장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야권의 통합과 혁신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맞춰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이사장은 이번 선거에서 대선주자로서 나름대로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부산동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뚜렷한 족적은 남기지 못했다는 평이다. 물론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부산ㆍ경남(PK)을 파고들어야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PK 지역에서 상징성이 큰 문 이사장에 대한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경우에는 제1야당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최근 한계론에 시달린 데 이어 12월 민주당 전대 이전에 사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민 박 후보가 당선돼 체면치레를 한데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할 경우 재기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10ㆍ26 재보선] 나경원 "잘될 것 같다" "이길 것 같으냐" 나경원에 물었더니…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26일 오전 7시30분 남편인 김재호 판사와 함께 중구 신당2동 장수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진한 감청색 바지정장 차림의 나 후보는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선을 다했다”며 “진인사대천명 하는 마음으로 있겠다”고 말했다. 전날 자정까지 이어진 유세 탓에 목이 쉰 나 후보는 “서울시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이번 보선의 의미를 설명한 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 분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이길 것 같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 하루는 그동안 여러 가지 밀린 일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선거 과 정에서의 아쉬운 점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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