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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부킹도 돈도 걱정없다 "스크린 골프장선 내가 王"

■ 스크린골프 신풍속도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부킹도 돈도 걱정없다 "스크린 골프장선 내가 王" ■ 스크린골프 신풍속도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4','default','260');

『 직장인 이 모(37) 과장은 요즘 회사에서 '스크린(골프)의 황제'로 통한다. 얼마 전 사내에서 열린 스크린골프대회에서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덕분이다. 주말마다 필드에 나가는 구력 15년의 박 부장님도, 미국 유학 시절 밥 먹듯 골프를 쳤다던 싱글 플레이어 전 차장님도 결코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주변에선 '골프 신동 났다'며 그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 과장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2년 전. 더구나 필드에 나가본 경험은 다 합쳐봐야 10번이 채 되지 않는다. 그의 필드 골프 실력은 90타를 넘는 수준으로 필드 경험에 비해서는 우수한 편이지만 스크린골프 점수엔 턱없이 못 미친다. 이 과장은 어떻게 스크린골프의 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걸까. 비결은 간단하다. 매일같이 스크린골프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은 덕분이다. 지난해 6월 평소 점심값 내기 당구의 단골 파트너인 직장 동료가 어느 날 갑자기 그를 당구장이 아닌 회사 근처 스크린골프장으로 데려갔던 것이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됐다. 평범한 샐러리맨이 점심시간에 골프를 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반대로 꿈도 못 꾸던 평일 낮 시간에 바로 회사 앞에서 골프를 칠 수 있다고 생각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18홀을 다 도는 데 드는 돈은 2만원으로 필드 라운드 비용의 10~20%에 그친다. 골프클럽은 물론 장갑, 신발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몸만 가면 된다. 컴퓨터 마우스를 몇 번만 클릭하면 국내는 물론 전세계 유명 골프장도 누빌 수 있다. 고비용과 부킹난에 허덕이는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스크린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이 과장은 불과 8개월만에 스크린골프장에 찍은 출근도장 횟수가 300번에 이른다. 매일 점심시간은 물론 퇴근 후 술자리에서도 2차는 항상 스크린골프장이었다. 이 씨는 "예전만 해도 샐러리맨들은 범접하기조차 어려운 상류층만의 놀이문화였던 골프를 이젠 당구 치듯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박세리 선수가 국내 골프 열풍에 불을 지피고 수많은 '박세리 키즈'들이 인기를 이어왔다면 스크린골프는 골프를 보는 스포츠에서 직접 즐기는 스포츠로 바꿔놓은 일등 공신"이라고 예찬한다. 스크린골프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지는 10여년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국내 스크린 골프 시장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라 할만한 변화를 보였다. 전문업체 '골프존'이 지난해 9~11월 성인 남녀 2,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스크린골프 이용인구는 127만명으로 2008년 96만명보다 32%나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 골프인구(210만명)의 65%에 해당하는 숫자이며 산업 규모로 환산하면 무려 1조원에 이른다. 그 동안 필드 라운드의 보조수단에 그쳤던 스크린골프는 독자적인 진화의 길을 걸으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크린골프장은 단순히 스포츠 공간을 넘어 밥도 먹고 술도 마시며 수다도 떨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한 번도 골프채를 잡아본 적이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선유골프존 민영수 대표는 "요즘 스크린골프장의 주 타깃층은 골프에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백돌이들'(평균 타수 100타가 넘는 골퍼)"이라고 말한다. 마치 과거 당구장을 먹여살린 주역이 당구에 갓 입문한 '다마 수(에버리지)' 50의 초심자들이었던 것과 같은 이치다. 필드 경험은 일천하지만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웬만한 프로 골퍼도 두렵지 않은 '재야의 스크린 고수'가 등장한 것도 새로운 변화상이다. 한수진 골프존 홍보팀장은 "급증하는 골프 수요에 비해 척박한 국내 골프산업의 현실 속에 등장한 스크린골프는 활발한 사회생활과 자기관리를 중시하는 30~40대 문화코드와 일치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여성을 비롯한 초보자들의 접근이 용이하고 기술력의 발전으로 현실성이 높아진 점도 스크린골프가 새로운 놀이문화로 안착하는 데 한층 일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무실이 밀집한 오피스 타운은 물론이고 동네 아파트단지와 은행, 심지어 저 멀리 남극 세종기지까지 스크린골프장이 들어서는 시대다. 대중화 속도만큼 눈부시게 변화ㆍ발전하고 있는 스크린골프장의 풍속도를 조명해봤다.』 '9홀·점심·커피' 1만5,000원… '당구장의 추억' 그대로 점심·퇴근시간 '북새통'…회식 장소로도 인기 사내대회 스크린지존 경쟁… 아파트단지 필수시설 가족단위 손님 많아 건전한 놀이방 문화 자리매김 ◇직장인들은 지금 스크린골프 삼매경= 지난 4일 정오 기업체와 관공서들이 밀집한 서울 무교동.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빌딩 숲에서 넥타이 부대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그들 중 일부의 발길이 향한 곳은 음식점이 아닌 인근 스크린골프장. 1시간 안팎의 짧은 점심시간을 쪼개 스크린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날 찾은 무교동 일대 스크린골프장들은 모두 빈방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30~40대 직장인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끼니까지 거르는 건 물론 아니다.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자장면부터 우동, 라면, 백반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대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과거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이 '당구장에서 시켜먹는 자장면'이었다면 지금은 '스크린골프장에서 먹는 자장면'이 최고의 별미가 된 셈이다. 최근엔 9홀 게임과 식사, 커피 등을 묶은 1만5,000원짜리 점심세트 메뉴를 선보이는 곳도 늘고 있다. 스크린골프는 직장인들의 회식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술자리 대신 1차나 2차로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 저녁 7시 퇴근 시간대는 스크린골프장이 가장 붐비는 황금시간대로 하루 전날 예약은 필수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스크린골프장을 찾는다는 직장인 황경원(35) 씨는 "아무래도 술을 덜 마시게 되니 건강에 좋고 술값도 덜 들고 다음날 업무에도 지장이 없다"며 "18홀을 다 돌고 나면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무교동에 문을 연 블루스크린골프존은 예전의 대형 호프집 자리에 들어섰는데 이용객이 많아 필드 골프장처럼 부킹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직원은 귀띔한다. 스크린골프가 직장인들의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사내에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하거나 스크린골프대회를 여는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은 지난해 3월 생활관 지하에 2개 면의 스크린골프 시설을 설치해 스크린골프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평일 오후 경기는 최소 3주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을 정도. 직원 가족들에까지 스크린골프장이 개방되는 주말과 휴일 역시 밀려드는 예약으로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한 달에 1~2번 부서 회식으로 사내 스크린골프장을 찾는다는 조직문화그룹 한철훈 차장은 "2~3시간 운동하면서 직원들과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어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친밀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은 지난해 8월 사내에 스크린골프 시설을 마련한 후 11월에는 각 사업실 대항 사내 스크린골프대회를 열었다. 17일간 총 31경기를 치른 끝에 1~3위 팀에게는 골프회원권을 선물로 주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사내 스크린골프 시설은 고위 임원이든 말단 사원이든 누구나 사전을 해야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한다"며 "직원들끼리 함께 운동을 하며 부서원들간 단합 효과는 물론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K홀딩스도 지난해 10월 각 실을 대표하는 스크린(골프)의 고수 30여명이 참가한 사내 스크린골프대회를 개최해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동네 구석구석까지 파고들다= 최근 스크린골프의 폭발적인 인기는 오피스 타운을 넘어 동네 주택가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 목동이나 강남 주택가에선 평일 낮 시간대에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주부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선유골프존 민영수 대표는 "그동안 직장인, 사업가 등 남성 위주였던 이용층이 점차 주부들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라며 "수다도 떨고 운동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친목회나 계 모임을 하는 주부들도 많다"고 말했다. 주말 오후엔 부부가 나란히 골프가방을 메고 집 앞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것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 달에 1~2번 아내와 함께 집 근처 스크린골프장에 가는 정희석(47)씨는 "예전엔 주말에 혼자 필드에 나갈 때마다 아내 눈치를 봐야 했는데 아내와 함께 스크린골프장을 다닌 뒤론 잔소리가 줄었다"고 말했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단지에서도 어느덧 스크린골프장이 필수 시설로 떠올랐다. GS건설은 오는 3월과 9월 각각 입주 예정인 용인 구성 자이 3차와 일산 자이 아파트단지 내에 커뮤니티 시설의 일환으로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일산 자이(4,683세대)의 경우 당초 설계에는 스크린골프장이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최근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설계를 변경해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입주한 반포 자이 아파트단지 내 스크린골프장은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이 됐다. 평일 낮에는 주부들의 친목모임 장소, 저녁에는 퇴근한 가장들의 스트레스 해소 장소로 인기가 높다. 주말엔 골프장 부킹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주민들의 예약이 물밀 듯 밀려든다. GS건설 관계자는 "예전의 피트니스센터처럼 앞으로는 스크린골프장이 대규모 분양 아파트 단지의 필수 시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건설도 지난해 분양한 당진 롯데캐슬과 부산 화명 롯데캐슬, 교하신도시 캐슬앤칸타빌 등 3곳과 오는 2013년 입주를 시작하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달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의 모델하우스 오픈에 맞춰 롯데건설은 수도권 125개 스크린골프장에서 치러진 예선을 통과한 8명이 최종 우승을 가리는 스크린골프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참가 신청이 쇄도하며 스크린골프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동네 은행도 스크린골프 열풍에 가세했다. 지난 2007년 처음으로 외환은행 분당중앙지점이 고객 편의시설로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한 데 이어 지난해 하나은행 이촌동 골드클럽도 지점 내에 스크린골프시설을 만들었다. ◇또 하나의 '놀이방' 문화로 자리매김하다= 5남매의 장남인 이정훈(43) 씨는 이번 설 연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지난 추석 연휴 때 동생, 매제들과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집 근처 스크린골프장에서 한판 승부를 겨루다 막내 동생에게 역전패를 당해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쓰라린 기억이 생생한 그로서는 설맞이 설욕전을 별러왔기 때문이다. 이 씨는 "예전엔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이면 술을 마시거나 고스톱을 치는 일 외에 딱히 할 일이 없었는데 스크린골프장이 생긴 후론 모처럼 건전하게 운동을 하면서 가족간의 화목을 다질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스크린골프를 별로 탐탁지 않아 하던 아버지도 지난 추석 처음 스크린골프를 해본 후엔 재미에 빠져 가족끼리 공통된 대화주제가 하나 더 늘었다. 스크린골프의 대중화는 새로운 '놀이방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노래방, PC방, 찜질방처럼 특유의 방 문화와 놀이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최첨단 IT 기술과 결합하며 또 하나의 방 문화를 성행시키고 있는 것. 업무 차 방한했다가 처음 스크린골프장을 접해본 외국인들이 신기함을 금치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크린 골프방은 그동안 당구나 '스타크래프트' 같은 컴퓨터 게임, 화투 위주였던 남성들의 놀이문화를 스포츠와 PC게임을 결합한 스크린골프로 이동시키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입 초기 스크린골프가 실제로 골프를 칠 줄 아는 사람들만의 문화였다면 최근에는 골프채를 잡아본 적도 없는 '골프 문외한'들에게까지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것 역시 제2의 '놀이방 문화'로 거듭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용산골프존 관계자는 "예전엔 필드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중년 남성이 주 고객이었다면 요즘엔 스크린골프장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아보는 젊은 직장인이나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부서 회식 자리에 따라왔다가 스크린골프 매력에 빠져 나중에 친한 선후배나 동료와 함께 다시 찾는 여성 직장인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스크린골프장이 산악회 뒤풀이나 부서 MT 장소로도 인기를 끄는 이유 역시 그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스크린골프가 필드 골프와 구별되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스크린골프는 도입 초기만 해도 필드에 나가기 전 골프장의 지형을 미리 숙지하거나 몸을 푸는 연습장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은 실내 연습장과 마찬가지로 한 타 한 타에 진지하게 임하며 실전감각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던 게 사실. 하지만 지금은 골프 연습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일종의 오락게임처럼 바뀌었다. 스크린골프업체 알바트로스 박선의 대표는 "스크린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스코어에 연연해하는 운동경기 개념에서 다 함께 즐기는 게임 문화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스크린골프 경력 3년차인 김성주(39)씨는 "노래방 점수가 높은 사람이 반드시 노래 잘한다는 법이 없듯이 필드 골프 실력과 스크린골프 스코어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며 "스크린골프장이 상대방과 실력을 겨루는 곳이라기보다는 함께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스크린 습관, 필드에선 부작용= 구력 10년의 강영석(41)씨는 얼마 전 거래처 임원들과 필드에 나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강 씨 일행의 바로 앞에 티 오프를 한 팀들의 경기 매너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골프장이 떠나가라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팀 동료가 샷을 준비하는 순간에도 바로 옆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하는 몰상식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뒤따라오는 팀들의 경기 흐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기들만의 경기에 빠져 시종일관 느릿느릿한 거북이 진행을 반복했다. 이 모습을 함께 지켜보던 캐디는 "아마도 십중팔구 스크린골프장에서 처음 골프를 배워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스크린골프가 대중화되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 중 하나로 많은 골퍼들이 '필드 에티켓 실종'을 꼽는다. 골프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매너를 중시하는 운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스포츠경기 중 심판이 없는 유일한 운동이기도 한 골프는 자기 자신이 심판이 돼 잘못이나 실수를 스스로 보고하는 명예제도를 채택할 정도로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확 트인 필드에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필드 골프와 달리 스크린골프는 타인과 격리된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에티켓을 지키는 엄격함이 덜할 수밖에 없다. 필드 골프를 마치 스크린골프 게임처럼 착각해 멀리건(벌타 없이 다시 한번 치는 것)을 남발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영석 씨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처음 골프를 배우거나 그 문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에티켓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제대로 된 골프 에티켓을 배우지 못한 채 필드에 나오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경기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스크린골프의 이 같은 부작용을 줄여나가기 위해 스크린골프전문업체 골프존은 게임 시작 전 각 매장마다 고객들에게 숙지해야 할 골프 에티켓에 관한 3~5분짜리 동영상을 상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크린골프 습관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실제 필드에서 스윙 폼이 망가지는 것도 스크린골프가 낳은 부작용이다. 스크린골프 마니아 노성수(37)씨는 "필드에 나가는 건 한 달에 1~2번밖에 되지 않지만 스크린골프는 더 자주 찾다 보니 스윙 폼이 스크린골프에 맞게끔 바뀐다"며 "예를 들어 필드에선 팔을 끝까지 똑바로 펴주면서 스윙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스크린골프에선 화면에 잘 맞히기에 급급해 자꾸 퍼올리는 방식으로 스윙 폼이 흐트러지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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