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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서브프라임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자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우리나라 종합금융회사의 투자실패에 따른 부실을 간파한 일본 금융기관이 종금사에 대한 대출을 더 이상 연장해주지 않으면서 금융위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그 이전부터 많은 기업이 과다한 부채와 함께 사업이 부실화되고 구조조정에 실패하면서 은행들 또한 부실화됐기 때문에 금융위기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이때 우리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차대조표의 차변(자산투자의 효율성)과 대변(부채구조)에 대한 관리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 즉 '대차대조표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금융기관도 단기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적으로 운용했을 때 발생하는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 리스크가 얼마나 무서운지 배우게 됐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1980년대 초에 똑같은 금융위기가 이미 미국에서 일어났는데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sㆍS&L)은 우리나라의 저축은행 정도의 소규모 은행으로서 단기예금을 수취해서 장기고정금리로 운용하던 기관이다. 1980년대 초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단기조달비용은 급격히 상승했지만 운용부분은 장기고정금리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수백개의 저축대부조합이 파산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IMF 금융위기와 미국의 S&L 사태 모두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mismatch)가 원인이 돼 일어난 사건이다. 2007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물론 서브프라임 사태는 급격한 금리상승, 부실한 신용평가, 복잡한 장외파생상품구조, 헤지펀드의 과욕 등 원인이 다양하지만 무분별한 부동산담보대출이 근본 원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연방준비은행이 금리를 올리게 되자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계층으로부터 부실이 터지게 된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가계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얘기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가계부채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서브프라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7년 수준을 초과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은행권은 한창 대출 세일에 열을 올리고 있고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있다.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사태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서브프라임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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