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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군의 병력이 미국을 앞질렀다. 이는 재정난에 봉착한 미국이 예산자동삭감(시퀘스터)의 일환으로 병력을 지속적으로 감축한 데 따른 것이다. 육군 병력이 미군보다 많아지면서 한국은 서방진영에서 최대 규모의 육군을 보유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한미 육군의 병력 규모 역전현상은 적어도 한국군의 감축 일정이 잡혀있는 오는 202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미국 아미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육군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52만명선을 유지했으나 군 구조개편과 시퀘스터가 겹쳐 13개 여단의 해체 일정이 진행됨에 따라 올 들어 49만명을 수십 명 웃도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에 붙박이로 주둔했던 미 제2보병사단의 1전투단이 지난 7월2일 해체된 것도 이 같은 감축 계획의 일환이다.
반면 한국 육군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49만5,000명선을 유지해 한국과 미국의 육군 규모가 역전됐다. 국방부가 격년제로 발간하는 국방백서와 육군에 따르면 한국 육군은 1980년대 55만명 수준에서 2006년 54만1,000명, 2008년 52만2,000명, 2010년 52만명, 2012년 50만6,000명에서 현 수준까지 해마다 소폭 감축한 데 이어 2022년까지 38만7,000명선까지 줄일 계획이다.
미국은 육군 병력을 2018년까지 최소 4만명, 최대 9만명 줄일 예정이어서 적어도 2022년까지는 한국 육군 병력이 미국을 능가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서방진영에서는 최대 육군 병력을 운용하는 국가로 떠올랐다. 한국보다 많은 육군을 보유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인도·파키스탄·북한 등 비서방권 국가들이다.
이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군 구조개혁을 통해 육군 위주의 상비병력 축소를 지속하고 있으나 북한이 육군만 102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감축은 무리"라며 "미군의 경우 필요하면 즉각 현역으로 투입 가능한 예비군이 56만명선에 이르러 실제 병력은 100만명이 넘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군의 한 관계자는 "1990년대에 45만명에 이르렀던 연간 병력 가용자원이 2020년대 중반이면 22만명선으로 떨어지고 현대전에 대비하기 위해 군병력 감축과 장비 현대화, 기동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당초 병력 감축의 전제조건이던 전력증강비의 연간 두 자리 증가가 증가는커녕 오히려 증액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게 가장 큰 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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