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조선·자원개발株로 눈돌려라<br>태양광·풍력·원자력株, 풀죽은 시장에 새 활력소 역할<br>에너지관련 船種많은 대우조선해양 최고수혜주 부각<br>담배·보험·교육등 유가 변화에 둔감한 내수주도 유망
고유가가 2,000선 탈환을 꿈꾸는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주 증시는 1,9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충격으로 하락 반전해 장중 한때 1,790선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유가와 함께 환율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과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증시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고유가 상황은 중국의 경유 수요 급증에서 촉발된 만큼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서는 더 이상의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가의 향방이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유가가 증시 전반에 큰 악재라는 것은 틀림없지만 일부 업종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유가에 둔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유로 유가 민감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업종도 있다. 증시에 대한 유가의 영향력이 커진 현 상황에서 이 같은 업종, 종목에 눈을 돌리는 것도 투자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유가 시대의 투자 대안은 대체에너지주=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도 유가 급등으로 시장 관심사의 한가운데에 섰다. 대체에너지와 함께 그린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된 종목들은 대부분 코스닥시장에 속해 있어 한달 이상 박스권에 갇힌 채 풀죽어 있는 코스닥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은 태광ㆍ현진소재ㆍ동국산업 등 풍력기자재주와 소디프신소재ㆍ오성엘에스티ㆍ티씨케이ㆍ주성엔지니어링 등 태양광 관련업체, 원자력 관련업체인 티에스엠텍 등이다. 태광의 경우 유가 불안이 심화되기 시작한 지난 3월 중순 이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주가가 2배이상 뛰어오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도 대체에너지 관련주가 있다. 태양광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동양제철화학과 KCC, 원자력 부문이 부각되고 있는 두산중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연기금이 앞장서 집중 매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고유가시대를 맞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원자력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며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가 정부 차원에서 강조되고 잇는 만큼 국내 원자력 발전 설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혜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선ㆍ자원개발주가 수혜주= 최근 증시가 조정을 겪는 동안 눈에 띄게 추천이 늘어난 종목을 꼽는다면 조선주인 ‘대우조선해양’을 찾을 수 있다. M&A(인수합병)재료를 보유한데다 ‘고유가 시대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매출의 70% 이상이 시추선 등 해양프로젝트, 원유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에너지관련 선종에 집중돼 있고 관련분야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시추선 발주를 40척이나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재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유가로 인해 에너지 관련 비즈니스 매출이 더욱 부각되고 있고 M&A 프리미엄도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도 심해유전 개발 증가에 따른 해양플랜트 시장 확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유가 상승으로 원유, 천연가스 등 자원 개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면 삼성중공업의 수혜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육상 플랜트를 건설하는 삼성엔지니어링도 고유가 호재를 타고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업체들도 고유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대표적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유가 급등으로 미얀마 가스전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주는 고유가가 호재와 악재의 양면성이 있다. 고유가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부정적 측면과 현대차와 기아차 등 우리 자동차 업체들의 주력 판매 차종이 연비효율이 높은 중소형이어서 해외시장에서는 오히려 입지 강화에 유리하다는 긍정적 측면이 교차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1ㆍ4분기에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두자릿수 판매증가율을 기록하며 판매증가율 1,2위 업체에 올랐다. 차량 경량화 기술력을 보유한 자동차부품업체 성우하이텍도 고유가수혜주로 꼽힌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성우하이텍은 차량 경량화를 주도하며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배, 보험, 교육 등 유가에 둔감한 업종도 투자해 볼만= 고유가 수혜주와 함께 유가에 둔감한 업종들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6년 이후 유가가 기조적으로 상승했던 적이 네번 있는데 이 상황을 이겨낸 업종은 반도체, 가전ㆍ디스플레이, 담배, 호텔 업종 등이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화학, 철강, 건설, 전력 등의 업종은 고유가에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유가에 둔감한 업종은 외국인 매수세도 크게 늘고 있다. 교육업종의 경우 대장주인 메가스터디를 비롯해 대교ㆍ웅진씽크빅ㆍYBM시사닷컴 등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LG생활건강ㆍ아모레퍼시픽 등 내수소비주도 최근 들어 외국인 창구에서 매도 주문보다는 매수 주문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GS홈쇼핑ㆍCJ홈쇼핑 등 홈쇼핑주은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김미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으로 지수가 불안한 장세여서 외국인이 방어주인 교육, 유통 등 내수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시장에 불안한 외생변수가 존재할 때는 우량 내수주를 찾는 외국인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해상ㆍLIG화재 등 보험주에 대한 매수 추천도 늘고 있다. 고유가라는 핵심 변수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는 데다 그동안 같은 금융업종인 은행주가 오르는 동안 덜 올랐다는 매력도 있기 때문이다. 또 고유가로 차량 운행이 줄어들면서 보험료 지급 위험성이 낮아졌다는 것도 보험주 추천 이유가 된다.
심규선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주의 경우 해외보험주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는 10%가 넘는 성장률과 16~25%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로 설명하면 된다”며 “특히 2위권 손해보험사의 투자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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