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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에 인도주의 지원단… 군 투입 우려

서방 반대에도 강행 긴장 고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인도주의지원단 파견을 강행하면서 이를 빌미로 자국 군대를 투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 군사개입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에서 12일(현지시간) 구호 호송대가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 간 긴장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이타르타스통신 등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구호품을 실은 트럭 280대가 모스크바 인근에서 출발했으며 며칠 후 우크라이나 동부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비즈니스FM라디오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와 합의된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주도로 이뤄지는 이번 지원에는 러시아는 물론 EU와 독일·미국 등이 참여한다. 당초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참여를 반대했지만 일단 지원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부군의 군사작전으로 재앙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러시아는 ICRC 대표들과 공조해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 지원단을 파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U는 바호주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통화와 관련한 성명에서 "바호주 위원장은 인도주의 지원을 포함한 어떤 명목으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취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허가 없이 개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으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일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가 인도주의지원단 파견을 명목으로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투입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1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인도주의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지역에 약 2만명의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나토 추산보다 많은 약 4만5,000명의 러시아 병력이 접경지역에 배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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