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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빈'이라는 캐릭터로 잘 알려진 로완 앳킨슨 주연의 코믹 첩보영화다. 눈썹을 실룩거리거나 왕방울만한 눈동자를 굴리는 특유의 얼굴 연기와 슬랩스틱으로 몸 전체가 코믹머신이라는 명성을 들어왔던 앳킨슨에게 '쟈니 잉글리쉬'는 또다른 캐릭터다. 2003년 1편이 나왔으니 2편 격인'쟈니 잉글리쉬2:네버다이'는 8년만에 선보이는 셈이다. 007 시리즈를 패러디해 만들어진 첩보영화라고 해서 스릴과 액션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웃음과 장난이 몸에 밴 그는 특유의 슬랩스틱 개그로 101분간 영화 전반을 끌어간다. 큰 실수를 저지르고 은퇴해 있던 영국첩보국 M17 요원 쟈니 잉글리쉬가 현역에 복귀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하지만 그동안 M17도 많이 변했다. 새로 온 여성국장 파멜라 쏜톤(질리안 앤더슨)은 쟈니 잉글리쉬의 옛날 방식이 달갑지 않지만 첫 임무로 홍콩에서 열리는 영ㆍ중 회담에서 중국 수상에 대한 암살시도를 막는 일을 맡긴다. 각국 정상들을 제거해 전 세계를 혼돈에 빠뜨리려는 국제 암살단을 상대로 쟈니의 어설픈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스파이 영화 특유의 특수장비들은 허점투성이인 비밀요원과 만나 매우 코믹하게 작동한다. 야간에 경계가 삼엄한 적 요새의 담을 몰래 넘어야 되는데 자신이 갖고 있는 특수장비를 잘못 조작해 "내가 여기 있다"는 기계음이 요란스럽게 울리고 조명탄까지 발사된다. 비밀스럽게 침투하는 게 아니라 신분을 노출한 상태에서 들어가게 된 것. 하지만 그는 특유의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상황을 반전시킨다. 곳곳에 숨어있는 웃음코드와 함께 영국, 티베트, 홍콩, 마카오, 프랑스 등 세계를 넘나드는 로케이션도 볼만하다.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다. 11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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