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황제'가 빠진 미국 팀이 오히려 더 강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유럽 팀 대항전인 라이더 컵에서 타이거 우즈가 빠진 미국이 3연패의 사슬을 끊고 9년 만에 트로피를 되찾았다. 포섬과 포볼 게임으로 치러진 첫날 5승1무2패로 크게 앞섰다가 전날 2승3무3패로 주춤했던 미국 팀은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7승1무4패로 다시 대승했다. 이로써 미국은 최종 승점 16.5대11.5로 유럽 팀을 꺾었다. 미국 팀 단장 폴 에이징어의 말처럼 "지난 2년 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고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덕"이다. 구겨진 체면을 살리려면 서로 의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선수들이 강한 동질감을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즈가 출전했을 때와 사뭇 다르다'면서 '우즈는 상대인 유럽 팀에게 위협적이지만 동료들에게도 부담스러워 팀 내 이질감을 형성했던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재미 교포 앤서니 김(23)을 비롯한 신예들의 맹활약이 미국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첫날 1승1무, 둘째 날 1패를 기록했던 앤서니 김은 이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상대로 싱글 매치 첫 경기에 나서 5홀 차의 완승을 거뒀다. '유럽의 라이더 컵'이라고 불릴 만큼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4차례 출전, 14승2무4패)를 보였던 가르시아를 첫 판에서 크게 꺾자 미국 팀의 사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앤서니 김처럼 이 대회에 처음 나섰던 헌터 메이헌이 비긴 뒤 저스틴 레너드와 필 미켈슨이 각각 로버트 칼손(스웨덴)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게 패했으나 케니 페리, 부 위클리, JB 홈스, 짐 퓨릭이 내리 승리해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후 스튜어트 싱크와 스티브 스트리커는 졌으나 벤 커티스, 채드 캠벨이 각각 리 웨스트우드와 파드레이그 해링턴 등 유럽의 강자들을 꺾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메이헌이 2승3무로 승점 3.5점을 따냈고 앤서니 김과 부 위클리가 각각 2.5점씩 보태며 신세대 주역으로 인정받았다. 단장 추천으로 출전한 홈스와 캠벨 역시 2.5점과 2점을 챙겼다. 유럽 팀도 폴터가 4점, 로즈가 3점을 따내며 젊은 혈기를 보탰으나 가르시아와 해링턴, 웨스트우드 등 주역들이 모두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패하고 말았다. 한편 이 대회는 2년 뒤인 오는 2010년 영국 웨일스의 켈틱 매너리조트골프장에서 다시 개최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