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의 시계는 거꾸로 가나.’ 금속노조가 산하지부인 GM대우 노조의 임금동결 합의안에 대해 지침을 어겼다며 징계를 추진하기로 해 어렵게 합의를 이끌어낸 GM대우 노사관계를 거꾸로 돌리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는 쌍용자동차 사태에 개입해 폭력사태와 함께 협상을 파탄으로 이끈 전력이 있어 우려를 더한다. GM대우는 금속노조가 실제로 징계절차에 착수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기업지부 전환 문제, 쌍용차 사태 등으로 이미 내상을 입은 금속노조의 조직력이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13일 GM대우 노조 및 금속노조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최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GM대우의 올해 임금협상 타결안이 ‘기본급 4.9% 인상을 요구한 금속노조의 지침을 어겼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금속노조 차원의 중앙교섭이 끝나는 대로 추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징계절차를 밟기로 했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GM대우가 중앙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은 규정 위반이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중앙교섭이 끝나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징계를 포함한 여러 가지 처리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GM대우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GM대우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는 없었다”며 “이런 내용을 잘 아는 금속노조가 징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이런 적은 여러 번 있었고 그때마다 추인하는 형식으로 넘어갔다”며 “실제 징계절차를 밟는다면 그건 판을 깨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오는 9월 선거를 앞둔 금속노조의 계파 간 세력다툼의 결과로 보고 있다. 노동계의 한 인사는 “강경파가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쌍용차 사태에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던 금속노조가 이번 GM대우 건을 잘못 다룰 경우 노조원들에게 외면 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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