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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으로 골치 아픈 폐기물을 처리하는 해결사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5년간 신제품 개발에 전념한 결과 폐기물을 원천적으로 거의 없게 하는 광분해성 용기원료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나철주(73) ㈜대경중포장공업 회장 겸 대표이사는 31일 “20년 동안 컵라면 용기와 빙과류 포장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제품이 썩지 않고 버려져 환경오염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지난 2001년부터 친환경 재료개발을 시작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나 회장은 “이번 쾌거는 고분자 분야 연구로 유명한 중국 쓰촨대학 화학과 고분자연구실과 한양인터내셔널 연구팀이 산학 공동으로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제품에 대한 연구인 만큼 엄청난 정신적 고통이 따랐으며 연구개발비도 30억원 이상 투입됐다”고 귀띔했다. ㈜한양인터내셔널은 나 회장이 5년 전 환경친화소재 연구를 위해 만든 회사다. 4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한양인터내셔널이 개발한 광분해성 일회용 식품용기가 ‘식품용기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 특허출원 중이며 제품 대량 생산을 위한 후속작업을 벌여왔다. 그는 또 중국 산둥성에 한양옥석포장제품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조만간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료 생산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용기원료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국내에서는 제품용도에 맞는 제작공정을 위한 생산라인을 설치할 예정이다. 원석도 가격과 품질을 고려, 북한산을 많이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나 회장은 “최근 ㈜에코탑(환경최고라는 컨셉트)을 설립한 데 이어 9월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COEX 신관 아셈홀에서 광분해성 일회용 용기 발명품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갖고 용기제품 생산 파트너를 물색하겠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롯데삼강 등 관련 업체에서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개발한 광분해성 일회용 식품용기는 돌가루에서 추출한 탄산칼슘과 폴리프로필렌ㆍ폴리에틸렌ㆍ스테아린산 등을 배합해 만들어 기존 환경제품으로 개발된 펄프나 전분을 이용한 것보다 가격이 훨씬 싸다는 평가다. 원료가격은 톤당 126만원. 불연성이고 인체에 무해한데다 사용 뒤 햇빛에서 분해되고 잔류량도 3%에 불과해 폐기물 처리에 획기적인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나 회장은 이 제품에 대해 “라면과 빙과류ㆍ도시락ㆍ요구르트ㆍ우유 등 식품의 일회용기는 물론 TV 몸체와 천장재료, 자동차 범퍼 등 다용도로 쓰일 뿐 아니라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61년 민주화 투쟁 중 5ㆍ16혁명이 일어나 서대문 형무소에서 1년간 복역한 후 6년 동안 정치쟁화법에 묶여 공민권까지 박탈당했다. 애국심이 투철한 그는 기업인으로 변신, 지난 66년 ㈜전보 대표이사에 이어 72년에는 건축자재 업종인 삼성아스타일공업 대표이사, 85년부터 대경중포장공업 대표이사를 맡는 등 중견기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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