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상원 패트릭 리히 법사위원장에 보낸 서한을 통해 2011년 9월 예멘에서 진행된 무인기 공습으로 알 카에다 핵심 요인이자 미국 시민인 안와르 아울라끼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미국인 3명이 무인기 공격으로 피살됐다는 사실도 밝혔으며 “이들은 특별히 표적으로 설정되지 않은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라끼는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알 카에다의 최고위 인사로서 예멘 등 아라비아 반도의 알 카에다 활동을 지휘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당시 아울라끼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으나 무인기에 의해 피살된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또 다른 미국인 3명은 각각 알 카에다 조직원 사미르 칸, 아울라끼의 아들인 압둘라만 아울라끼와 파키스탄에서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주드 케난 무함마드라고 보도했다. 사미르 칸은 아울라끼와 함께 숨졌으며, 압둘라만은 16살이던 2011년 예멘 남동부에서 진행된 무인기 공습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테러 용의자 등에 대해 무인기를 활용한 공격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지 여부를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따라서 홀더 장관의 이번 서한을 통해 사법절차 없이 대통령의 승인만으로 무인기 공격이 실시되고 이로 인해 미국 시민이 살해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정치권의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국 본토 내에서 미국 시민을 공격하는 데 무인기가 활용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미 국방대 연설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무인기 공격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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