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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BOE 총재 "파운드 환율 적정 수준" … 추가하락 땐 개입 시사

머빈 킹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8개월째 하락하며 환투기 세력이 20년 만에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머빈 킹(사진) 영란은행(BOE) 총재가 이를 경고하고 나섰다.

킹은 14일(현지시간) 지역 ITV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적당한 환율 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킹은 지난해 11월 파운드화 가치가 반등할 조짐을 보일 당시 "평가절상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올해 1월에도 "경제균형을 위해 평가절하는 필요하다"며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파운드화 가치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자 기존 입장을 뒤집고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등이 파운드화 급락을 경고한 적은 있으나 영국 고위당국자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외환정책을 담당하는 BOE의 최고 실력자가 파운드화 하락을 경고하면서 향후 BOE의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킹은 "현재로서는 지금의 환율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추이를 보고 화폐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해 추가 하락 때는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7월 파운드당 1.28유로였던 파운드화 가치는 현재 1.15유로까지 떨어졌다. 달러와 비교했을 때도 지난해 12월 파운드당 1.62달러에서 현재 1.49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에 1992년 헤지펀드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BOE와 환전쟁을 벌여 10억달러를 챙겼던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킹은 경제지표들이 악화되며 트리플딥(삼중 경기침체) 우려가 나옴에도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다가오는 경기회복세 뒤에 (성장) 모멘텀이 있다"며 "올해 회복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북해산 원유 생산 감소, 건설경기 부진 등을 배제하면 영국 경제는 1.5% 성장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공식적인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2%였다. 텔레그래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킹의 발언 중 가장 낙관적인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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