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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국방부 장성급 인사에서 우리나라 첫 여성 장군이 탄생했다. 이처럼 사회 및 산업 분야는 물론, 이른바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취급되던 분야까지 여성 인력이 진출하고 있다. 업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성 속옷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보니 여성인력이 많기도 하지만 회사 내 핵심 부서에서도 점차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인력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과거에는 외향적이고 활달한 남성적인 모습이 여성이 사회활동을 하기에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여성만이 지닐 수 있는 부드러운 여성성이 강점이다. 여성이 가진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유연한 사고방식이다. 우리 사회는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큰 성장을 일궜고 그 과정에서 남성성이 우월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사회가 점차 고도로 전문화되면서 여성의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유연한 사고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경제와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다양하고 개성이 강한 고객들을 응대하기 위해 언제나 새롭고 창의적인 제품과 마케팅을 필요로 한다. 이런 점에서 여성 특유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성을 지닌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고 창의적인 사고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조화로운 협력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모성에 바탕을 둔 부드러운 카리스마 등 여성이 가진 장점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력이 아직 사회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기 불황이 가열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해 계속 하락세를 그린다. 여성 임금은 여전히 남성 임금의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임원 자리에 오르는 여성의 비중도 1.5%로 34.3%로 최고치를 기록한 노르웨이에 비해서는 아직 한참 낮은 수치다. 새해 들어 프랑스 정부는 향후 6년 안에 대기업 임원 중 최소한 4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내용의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결혼이나 출산ㆍ육아 등으로 인해 여성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유리 천장'과 '유리벽'을 정부 차원에서 직접 제거해 보겠다는 의지다. 일정 비율을 할당하는 쿼터제와 같은 방법도 좋지만 좀 더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자율적인 의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사회참여와 경제활동 참가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나 가사는 여성의 부담인 경우가 많다. 또한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진정한 양성평등 인식 없이는 더 이상의 사회 발전 역시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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