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황금시대·제7일·인기없는 에세이…<br>아크라 문서 등 소설·여행 관련 책도 눈길
한가위 연휴는 그동안 바빠서 미뤄왔던 책을 읽기에도 좋은 때다. 귀성ㆍ귀경으로 인한 피곤함과 각종 명절증후군을 날려버리는 데 책만한 친구가 없다. 인생경력의 재충전을 위한 경제ㆍ경영서에서부터 마음의 힐링(치유)을 위한 교양서들,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서 등 좋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여유가 있을 때 읽는 경제ㆍ경영서◇새로운 황금시대(제이 하먼 지음, 어크로스 펴냄)=자연에서 착안한 현대 산업기술의 사례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비즈니스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살펴본 책이다. 살아있는 생태계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체모방 기술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들을 어떻게 고무시키고 있으며 개인이나 기업이 이 신생업계가 제공하는 보상을 어떻게 거두어들이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김홍선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지난 20여년간 디지털 기술의 진보와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안랩 김홍선 최고경영자(CEO)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 변화지도와 새로운 미래의 코드를 읽어내는 통찰과 대안이 집약된 책. 기술ㆍ교육ㆍ인재ㆍ산업ㆍ문화 등 우리 사회 여러 방면에 걸쳐 일어난 'IT 빅뱅'의 단면들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한편 우리 삶을 둘러싼 시급한 문제점과 현안들에 대해 명쾌한 해법과 전망을 내놓는다. 개인의 삶과 기업의 비전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저자의 폭넓은 시야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데 현실적으로 도움을 준다.
◇생각의 재구성(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청림출판 펴냄)=하버드대 심리학자 마리아 코니코바가 과학적 연구 결과로 풀어낸 '셜록 홈스'의 문제해결 사고법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코난 도일의 저서에 등장하는 셜록 홈스의 사고과정을 현대 신경과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분석해 그의 뛰어난 사고능력을 활용해볼 것을 제안한다.
▲귀성ㆍ귀향길 차 안에서 읽기 좋은 책◇아크라 문서(파울로 코엘료 지음, 문학동네 펴냄)=파울로 코엘료가 들려주는 기적 같은 삶의 지혜. 11세기 말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콥트인 현자와 예루살렘 사람들 사이에 오고간 대화가 기록된 아크라 문서에 담긴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전쟁으로 소멸되기 직전의 절박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광장에 모인 예루살렘 군중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현자가 답변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제7일(위화 지음, 푸른숲 펴냄)='허삼관 매혈기'의 저자 위화의 장편소설. 살아간다는 것의 빛나는 감동을 극진하게 그려온 저자가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영원한 인연을 다시 찾은 7일간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창세기에서 모티브를 따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주인공 양페이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민음사 펴냄)=1987년 처음 발표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청춘의 영원한 필독서로 사랑받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으로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언어로 새롭게 전면 번역됐다. 1960년대 말 고도성장기 일본을 배경으로, 개인과 사회 사이의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관계 가운데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처럼 생생한 청춘의 순간을 그려냈다.
▲넉넉하고 유쾌하고 따뜻한 가족이야기◇충청도의 힘(남덕현 지음, 양철북 펴냄)=충청남도 보령시 달밭골에서 펼쳐지는 충청도 어르신들의 인생극장. 작가 남덕현은 처가인 충남 보령 달밭골에 정착해 살던 중에 장인어른과 평균 연령 일흔이 넘는 동네 어르신들의 능청스런 대화를 곁에서 듣게 된다. 이만큼 살아 보니 인생 별 거 없음을, 별거 없으니 그런 줄만 알고 살면 되는 것임을 말하는, 인생이 뭔지 알 만한 분들의 사소한 이야기가 오히려 큰 울림을 준다.
◇홈메이드 라이프(몰리 와이젠버그 지음, 앨리스 펴냄)=런던타임스 선정 최고의 음식 블로그로 꼽힌 '오랑제트'의 운영자 몰리 와이젠버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 출간한 '홈메이드 라이프'는 몰리 가족의 음식과 삶에 얽힌 잔잔하고도 맛있는 에세이다. 단순히 음식을 맛보고 즐긴 이야기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음식과 함께한 삶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노란집(박완서 지음, 열림원 펴냄)=작가 박완서, 그가 살아온 '노란집'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숨겨진 보석 같은 소설들이다. 짤막한 소설들 한 편 한 편 속에 생을 다 옮겨다 놓은 듯한 이야기들은 마치 작가가 옆에서 동화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낌이 생생하다. 여기에 더해진 글 사이사이의 일러스트들은 일상의 피로를 잔잔하게 어루만지면서 삶의 여유와 따스함을 전달해준다.
▲삶의 여유를 키우는 교양인문학◇철학자가 달린다(마크 롤랜즈 지음, 청림출판 펴냄)='철학자와 늑대'의 작가 마크 롤랜즈가 42.195km 거리의 마라톤을 완주하는 동안 달리기와 관련된 기억에 삶의 의미를 대입하고 해석하고 사유하는 과정을 그려낸 책이다. 삶과 죽음, 나이 듦과 자유, 환희의 감동적인 성찰을 선사한다.
◇인기없는 에세이(버트런드 러셀 지음, 함께읽는책 펴냄)=버트런드 러셀의 숨겨진 역작. 자신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이전의 책들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식과 신중한 논리, 그리고 특유의 용기를 가지고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룬다.
◇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조한 지음, 돌베개 펴냄)=건축가 조한이 서울이라는 공간을 마주 보고, 자신이 기억하는 그리고 잊지 않기를 바라는 공간의 옛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려준다. "건축은 왜 음악이나 영화처럼 쉽게 감동을 느낄 수 없는 걸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책은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을 지닌, 전체 20개의 장소를 다루되 각각의 성격에 맞춰 크게 4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