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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깜짝 금리 인하… 벼랑 내몰린 경제에 통화정책 급선회

12월 대폭 올렸다 다시 내려

갈팡질팡 중앙은행 행보에 루블화 가치 또다시 급락세


러시아 중앙은행(CBR)이 지난달 17%까지 끌어올린 기준금리를 30일(현지시간) 2%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서구의 경제제재와 저유가로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루블화 가치 급락에 따른 고물가와 급격한 경기 냉각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CBR이 결국 한 달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갈팡질팡하는 중앙은행 행보에 루블화 가치는 또다시 급락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시아 CBR이 이날 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17%에서 15%로 기습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CBR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대폭 올려 기대만큼의 인플레이션 및 환율 안정 효과를 봤다"며 "이제는 경기 냉각을 고려해 금리 인하 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CBR은 지난해 12월16일 루블화 가치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급격히 올렸다.

하지만 물가와 환율이 안정됐다는 CBR의 설명과는 달리, 루블화 가치는 금리 인상 이후에도 유가 하락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약세를 이어갔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5년 만에 최고치인 전년 동월 대비 11.4%를 기록했다. 알렉세이 베데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차관에 따르면 오는 3~4월 중 물가상승률은 15~17%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알파캐피털의 블라디미르 브라진 애널리스트는 "고물가와 루블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예상 밖의 결정"이라며 "경기 악화와 은행 시스템 불안에 직면한 러시아 정부가 중앙은행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올해 경제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유가 하락과 서구의 제재로 루블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CBR이 위험한 행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CBR의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 발표에 루블화 가치는 단숨에 달러당 72루블대로 급락했다.

결국 루블화 가치의 타격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CBR이 한 달 만에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결정을 내린 것은 러시아 경제가 그만큼 깊은 침체의 골에 빠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3~-5%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지난 27일 2조3,320억루블(약 37조3,800억원) 규모의 위기대응계획을 수립했다. 그 중 1조2,500억루블을 시중은행 자본금 확충에 배당하기로 했지만 고금리가 유지될 경우 은행권으로 투입된 자금이 기업이나 가계로 흘러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조치가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 약화로 이어지며 금융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의 드미트리 페트로프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행보는 일관성이 결여된,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다"며 "시장을 위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관리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시장에 자본 통제에 대한 공포감이 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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