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날은 주말을 합쳐서 5일이나 된다. 고향을 다녀온다고 해도 책 한권쯤 손에 잡는 여유는 있을 것이다.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경제·경영서에서부터 삶에 여유를 가져줄 힐링(치유)·인문 도서들, 긴긴 겨울밤을 손에 땀을 쥐고 웃을 수도 이는 소설까지 9권의 책을 소개한다.
● 틈틈이 경제·경영 공부◇트렌드 코리아 2015(김난도 지음, 미래의창 펴냄)=올해로 7년째로 접어드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2015년 전망은 '카운트 십(COUNT SHEEP·양 세기)'이다. 그 해의 띠 동물에 운을 맞추는 전통에 따른 것으로, 보통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는 습관에서 유래한 이 키워드는 '양떼'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안온하면서 소소한 소비자의 일상을 충실히 전하고 있다. 저자는 대한민국 전체가 결정장애에 시달리면서 '썸' 현상이 더욱 대중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주영 "이봐, 해봤어?"(박정웅 지음, 프리이코노미북스 펴냄)=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나왔다. 한국에 조선소 건설을 표명하자 회사 임직원은 물론 정부 고위관료, 세계은행 관계자들도 반대하거나 비웃었지만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한 마디와 함께 도전을 실천에 옮겼다. 저자는 지난 1974년부터 1988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담당 상무를 역임하며 정주영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2018 인구절벽이 온다(해리 덴트 지음, 청림출판 펴냄)= '인구절벽'이란 한 세대의 소비가 정점을 찍고 감소한 후 다음 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등장할 때까지 경제가 둔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예측 전문가인 저자에 따르면 대규모 베이비붐 세대로 인해 대부분 선진국에서 이미 소비가 정점에 도달한 상태다. 앞으로 장년층 인구가 줄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수요부족, 물가하락,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져 디플레이션이 초래된다. 한국도 2018년까지 인구절벽에 떨어지는 마지막 주요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 대형 작가들의 베스트셀러◇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지음, 열린책들 펴냄)=2005년 백살이 된 노인 알란은 자신의 100번째 생일 파티를 피해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친다. 버스터미널에서 그는 어느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넣게 되고 갱단의 추적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소설은 백세 노인 알란이 도망치는 현재에서 시작하는 사건, 그리고 그가 지난 100년간 살아온 인생 이렇게 두 줄기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백세 꽃할배의 이야기가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훑고 지나가는 데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특급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센트럴파크(기욤 뮈소 지음, 밝은세상 펴냄)=저자는 그간 로맨스와 판타지 중심의 작품을 통해 1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작가로 각광받았지만 이 작품으로 스릴러 작가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섬세하고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를 선보인다. 어느 날 아침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인 알리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이 함께 수갑이 채워진채 눈을 뜬다.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이 두사람이 어떻게 함게 수갑을 차고 센트럴파크의 벤치에 있을까. 막연하게 시작된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반전이 거듭되며 새로운 수수께끼가 생긴다.
◇싸드(김진명 지음, 새움 펴냄)=현 정세를 감안해 저자가 장편대작 '고구려'의 집필을 중단하고 완성했다고 한다.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할 제스처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펼치는 이 책은 드러난 사실 아래 상상하기 어려운 진실을 파헤치는 김진명식 소설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의 준말이며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싸드(THAAD)'. 그 이면에서 도사린 진실과 한반도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
● 삶의 여유 더할 힐링·인문학◇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심리학계 3대 거장 가운데 하나인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 관련 일본의 권위자인 저자의 명 해석과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의 맛깔스러운 글이 잘 결합돼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다. 철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유로워질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 말이다.
◇에디톨로지(김정운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저자는 한마디로 '편집'이라고 정의한다. 신문이나 잡지, 영화가 자료를 모아 관객 혹은 독자들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한다. 에디톨로지는 다시 말해 '편집학'이다. 저자는 "창조란 편집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편집행위에 관해 설명한다.
◇가족의 발견(최광현 지음, 부키 펴냄)=전작인 '가족의 두 얼굴'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가족이야기다. 한세대 상담대학원 가족상담학과 주임교수이자 트라우마 가족치료 연구소장인 저자가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이라는 부제로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저자는 우리 마음에 생긴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가족과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가족과 나의 상처를 발견하고 보듬고 공감하며 마침내 행복해지는 법을 찾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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