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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기업 구조조정 회오리

경영호전불구 내년위기 대비 내실다지기 나서

경영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기업들이 사업부 매각과 감원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정부의 세금감면과 낮은 이자율, 수익성 향상 등 경영환경호전으로 올해 평균 20% 남짓의 순익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업종 선두기업은 물론 중소 제조업들도 비수익사업을 처분하고 인원정리에 나서는 등 내실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에 따른 단위노동비용 증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내년부터의 세금혜택 축소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떻게 변화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업계의 대명사인 IBM은 중국 레노보그룹에 PC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레노보가 앞으로 5년간 IBM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IBM은 레노보로부터 6억5,000만 달러의 현금과 6억달러의 주식을 받고 5억달러의 부채를 넘기는 등 모두 17억5,000만달러에 IBM의 자존심인 PC사업을 처분했다. 델과 휴렛패커드가 각각 16.4%, 13.9%의 세계시장을 장악하며 5%의 IBM을 압박하고 있는데다 델과 게이트웨이의 저가공략으로 지난 10년간 제품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도 IBM의 PC사업매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미국 최대의 심장치료 기기회사인 가이던트도 제약회사인 존슨앤존슨(J&J)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대금은 240억달러로 알려졌으며 매각이 이뤄질 경우 올 들어 미국에서는 3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 된다. 가이던트는 지난 3ㆍ4분기 9억2,500만달러 매출에 1억5,4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는 알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정보통신(IT) 선봉장인 휴렛패커드(HP)도 사업분사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각) “분사(分社)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HP는 컴퓨터, 프린터, 스토리지, 서버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프린터사업에서 나오고 있어 주주들은 프린트사업을 떼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감원바람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 등 금융회사, 부실의 늪에 빠져 있는 항공산업에 이어 제조업체들도 인력조정에 한창이다. 치약회사로 유명한 콜게이트 팜올리브사는 전체 인력의 12%에 해당하는 4,400명을 줄이고 78개 공장중 33%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직업알선 업체인 챌린저 그레이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은 총10만4,530명의 인원감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9,452명에 비해 5.1% 증가한 수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통신회사는 모두 9만6,699명을 감원했고 금융회사들도 9만1,572명의 인원을 줄였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에드워드 맥켈비 미국경제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부터는 세금감면이 없어져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기업들의 노동비용증가로 경영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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